국립공원공단 경영기획이사 김도헌

국립공원공단 경영기획이사 김도헌
국립공원공단 경영기획이사 김도헌

[환경일보] 지난 2021년 11월 3일은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해 열린 제41차 유네스코 총회(2021.11.15.~16.)에서는 매년 11월 3일을 생물권보전지역의 날로 선포했다. 이에 돌아오는 11월 3일은 두 번째로 맞이하는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의 날’이다. 생물권보전지역의 날 지정 목적은 자연 보전과 인간 활동 사이의 균형 유지와 환경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며 문화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지역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설악산(1982)이다. 그 후 제주도(2002), 신안다도해(2009), 광릉숲(2010), 고창(2013), 순천(2018), 강원생태평화(2019), 연천임진강(2019), 완도(2021) 총 9곳이 지정됐다. 이 중 설악산, 한라산, 다도해는 생물권보전지역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산과 바다를 비롯한 자연생태계와 자연․문화경관을 국가가 특별히 관리할 목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중복 지정한 곳이다.

국립공원은 연간 3900만명(2022년 기준)이 방문하는 국가대표 휴식처이자, 생태계 건강성, 생물다양성 증진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기대를 비롯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자연·사람·미래를 품은 국립공원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 자연을 품다!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약 4%(3980㎢), 영해면적의 약 0.6%(2782㎢)를 차지하는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생물종의 41%(2만3774종)가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또한 국내 멸종위기종의 68%(191종)가 서식하는 국가 최상위 보호지역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시작한 반달가슴곰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은 세계 최초 인공 수정 증식에 이어 2022년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증손주가 태어났다는 소식으로 전 국민에게 기쁨을 줬다.

최근 탄소중립이 시대적 화두로 부각되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국립공원이 주목받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립공원 육상생태계는 약 3억47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이는 동일 면적 대비 탄소저장량 비교 시 아시아 산림의 1.8배, 세계 산림의 1.5배 높은 수준으로 국립공원이 효과적인 탄소저장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건강한 생태계 보전을 주도하며 탄소저장고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보호지역의 국가대표인 셈이다.

탄소중립 캠페인(줍깅, 정크아트)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탄소중립 캠페인(줍깅, 정크아트)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 사람을 품다!

많은 국민들이 방문한 국립공원에서 포근하고 넉넉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따스함을 느껴진다고 한다. 이렇듯 국립공원은 일상에 지친 국민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연 그대로를 체험할 수 있는 힐링과 휴식의 공간이다. 세대불문 남녀노소를 아울러 국민 누구나에게나 사랑받는 국립공원은 지금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시행 중인 ‘친환경 산행도시락’은 국립공원 탐방과 함께 지역의 특산 음식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탐방객뿐만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와 함께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국립공원 스탬프 투어’, 생태관광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탐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공원이 친환경 탐방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그린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

기후변화 취약종 구상나무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기후변화 취약종 구상나무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 미래를 품다!

올해는 2013년 21번째 국립공원으로 무등산이 지정된 지 정확히 10년이 된 해이다. 국립공원 지정 전 무등산의 생물종 현황은 2241종(무등산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타당성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2012, 국립공원공단)이었다. 지난 10년간 지역사회와 함께한 보전활동과 지속적인 멸종위기종 모니터링, 깃대종(수달, 털조장나무) 지정 및 관리, 평두메습지 특별보호구역 지정·보전 등의 다양한 노력 끝에 무등산에 4108종(국립공원 기본통계, 2022, 국립공원공단)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전보다 생물종 수가 1.8배 증가한 것으로, 국립공원 지정 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 및 보전·관리가 이뤄진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다.

팔공산 가을 전경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팔공산 가을 전경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또한 올해 12월 31일 새로운 국립공원이 지정된다. 승격의 주인공은 바로 팔공산이다. 2021년 국립공원공단 조사 결과 팔공산의 생물종은 5296종으로 전국 22개 국립공원 대비 8위 수준이며, 역사·문화 자원은 92점으로 국립공원 2위 수준으로 우수한 공원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토록 우수한 팔공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체계적이게 관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이용 체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미래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공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연공원법의 기본원칙 중 하나는 ‘자연공원은 모든 국민의 자산으로 현재세대와 미래세대를 위하여 보전되어야 한다’이다.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을 통해 다시 한번 국립공원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 누구나 국립공원의 자연 속에서 건강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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