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원전 30%까지 확대, 핵폐기물 처리 대책은 있나

[환경일보] 윤석열 정부 들어 원자력발전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온실가스 배출도 적은 대안 에너지 취급을 받았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값싸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건설비용만 수조원에 달하는 원전을 수출까지 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래서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까지 늘리기로 했다.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 18기를 계속해서 돌리고, 가동률도 높일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700톤의 핵폐기물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기술도 없고, 보관할 장소도 없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에 임시보관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몇 년 후면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답이 없다.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대부분 나라 역시 핵폐기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세계에서 유일한 방사성 폐기물 최종 처분장은 바로 핀란드의 ‘온칼로’다. 방사성 폐기물이 안전화 되려면 10만년이 필요하며, 그래서 핀란드는 5500톤의 핵폐기물을 지하 450m 깊이에 묻기로 했다. 123층의 롯데타워 높이가 555m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깊이 묻는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온칼로는 안정적이고 건조한 화강암 암반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수가 거의 없는 화강암 암반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흔들림이 없었다.

핀란드는 위험 물질인 핵폐기물을 보관할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지하 450m 아래 영구 격리할 장소를 찾아냈다. 그리고 온칼로를 찾은 지 29년 만에 매립작업에 돌입했다.

핵폐기물을 묻은 처리장은 지하수가 스며들거나 새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벤토나이트로 채운다. 핵폐기물 9천톤을 묻으면 이후 터널 전체를 콘크리트로 매워 완전하게 지상과 차단한다.

온칼로는 지진이나 빙하기 등 10만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감안해 선정했고, 외부로 새어나갈 모든 가능성에 대비했다.

미래 세대가 여기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 모르더라도 지상에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핀란드 정부가 핵폐기물을 묻는 대신 국민 개개인에게 보상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에 매년 260억원 가량을 세금으로 지원할 뿐이다. 지역 전체에 사회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핵폐기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던 일본에서 최근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대마도다. 북쪽의 홋카이도에서 신청을 했지만 지역주민들은 물론 주변 지역의 반발로 난감한 상황에서 대마도가 신청한다면 일본 정부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섬이기 때문에 주변 지역의 반발도 없고, 본토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인구 감소가 계속되는 가운데 관광객도 별로 없어 본토 주민들에게는 관심 밖이다.

문제가 있다면 일본 본토보다 한국이 더 가깝다는 점인데, 후쿠시마 오염수도 방류하는 일본이 한국의 반발을 별로 신경 쓸 것 같지 않다. 우리가 쓸모없다고 버린 돌덩이 섬이 어쩌면 비수가 되어 돌아올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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