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의 상징인 비무장지대, 동식물 서식지로서 가치는?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비무장지대 전경 /사진=환경일보DB
비무장지대 전경 /사진=환경일보DB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예진 학생기자 = 근현대사에서 한국 전쟁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다. 1950년 북한이 기습남침한 이후로 휴정만 했을 뿐,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어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사건이다. 3년간의 긴 전쟁 끝에, 남북은 서로 합의하고 정전 협정을 맺어 모든 군사 활동이 금지될 수 있게 '비무장지대' (Demilitarized Zone 또는 DMZ)라고 불리는 지역을 공식적으로 지정했다.

비무장지대는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2km 떨어져, 총 4km의 폭과, 양측으로 248km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동서로 길게 뻗어있어 서쪽과 동쪽 각각에 있는 임진강과 북한강을 기준으로 서부, 중부, 그리고 동부로 비무장지대 권역이 3가지로 나뉜다. 내가 이번에 방문한 곳은 파주에 있고 임진강을 사이에 끼고 있는 서부권역 DMZ이다. 철새 말고 직접 눈으로 목격한 동식물은 없지만, 비무장지대는 멸종위기종들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동식물 6000종의 서식처

생태평화공원의 자료에 따르면, 비무장지대에는 동식물을 통틀어 총 5929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한다. 우리가 아는 야생동물 중 고라니, 독수리, 꿩, 왜가리, 쇠기러기, 백로 등이 발견됐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을 가지고 있는 야생화에는 노루귀, 복수초, 너도바람꽃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하게는 101종의 멸종위기 동물들이 서식한다는 사실이다. 인위적인, 혹은 자연적인 요인으로 크게 줄어든 개체 수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종들인 산양, 반달가슴곰, 두루미,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수달 등 멸종위기 1급 동물들이 비무장지대에서 최근 40년간 꾸준히 발견됐다. 그뿐만 아니라 애기뿔소똥구리, 다묵장어, 버들가지, 열목어, 묵납자루, 구렁이 같은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들도 발견된 적 있다.

DMZ의 높은 생물다양성 가치

미국 작가인 앨런 와이즈먼이 한국의 비무장지대에 대해 자신의 저서 ‘인간 없는 세상’에서 이처럼 언급했다. "길이 248km, 폭이 4km인 이 구역은 1953년 9월 6일부터 사실상 인간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 야생동물의 피난처가 되었습니다.“

앨런 와이즈먼이 말한 것처럼, 민간인을 통제하는 비무장지대에서는 인간이 자연에 아무런 인위적인 영향을 끼칠 일이 없어서 비로소 동식물들의 안정적인 서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비무장지대(DMZ)는 평화와 남북통일 희망의 상징이 되는 지역이지만,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서도 높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