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의 생태통로, 하천의 어도 그리고 곤충을 위한 버즈라인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추풍령 생태통로 /사진=한국도로공사
추풍령 생태통로 /사진=한국도로공사

[녹색기자단=환경일보] 방채원 학생기자 = 생태통로는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말한다. 도로, 철도 등 인간 활동으로 동물의 이동이 차단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생태통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다. 생태통로는 단순히 단절된 생태계를 넘어가다 발생하는 로드킬을 예방하려는 조치가 아니다. 식물과 동물 등 모든 생태계 구성인자들은 자연스러운 이동로가 확보돼야 하는데, 이를 ‘생태축’이라고 한다. 생태통로는 동식물들의 서식지를 연결하는 생태축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생태계로 자리 잡은 '생태통로'

생태통로가 만들어진 초기에는 관목, 수풀, 나무, 수로, 연못, 굴 등 야생동물의 생태 특성과 단절된 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콘크리트형 육교 형식으로 많이 설치했다. 이는 야생동물에게 친숙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은 구조물일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생태통로를 살펴보면 여러모로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이전과 달리 단절된 생태계를 최대한 모방하고, 야생동물의 특성을 분석해 자연친화적인 모습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잘 활용되고 있는 생태통로는 다양한 야생동물이 다니고 제 기능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양에도 존재하는 생명의 길

연곡천 송림보 어도 /사진=국가어도정보시스템
연곡천 송림보 어도 /사진=국가어도정보시스템

육지에 생태통로가 있다면 해양에는 ‘어도’가 있다. 어도는 하천에 어류 등의 이동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방해물이 있을 때 그 이동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수로 또는 장치다.

어도는 어류가 바다와 하천을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천 생태계 보전, 종 다양성 유지, 내수면 어업 보전을 위해 꼭 필요한 길이다. 어도 역시 생태통로와 마찬가지로 생태적 특징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

어도는 해양 생태계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다양한 생물의 서식으로 인한 어업과 어도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 개발과 같은 경제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꿀벌을 위한 생태통로 '버즈라인'

영국의 꿀벌 생태통로 '비라인' /사진출처= 유튜브 '버그라이프' 캡처
영국의 꿀벌 생태통로 '비라인' /사진출처= 유튜브 '버그라이프' 캡처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꿀벌 소멸을 막기 위해, 기존 육상동물의 서식지 단절과 파괴를 막기 위한 생태통로를 꿀벌 등 비행하는 곤충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올해 1월24일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화분매개자 뉴딜’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꿀벌을 포함한 수분 매개자의 감소를 멈추고 서식지를 복원하기 위한 27개 회원국 간 생태통로 ‘버즈라인(Buzz Lines)’을 구축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꿀벌들이 서식할 수 있는 나무나 야생화를 전국 도로망처럼 끊어지지 않게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버즈라인은 영국의 꿀벌 생태통로인 ‘비 라인(B-Line)’을 벤치마킹했다. 영국의 자선단체 화이트하우스(Whitehouse)와 버그라이프(Buglife)는 지난 2014년 영국 전역에 꿀벌이 이동하며 서식할 수 있는 생태통로를 구축하고, 지도상에 구현한 생태통로를 두고 비 라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생태통로는 앞으로 기후변화와 자연환경 변화 등 인위적 영향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생태계 복원에 초점을 맞추는 대책 중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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