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분재조합-세종시, 제33회 한국분재대전 개최
대상 이창현씨 ‘주목’, 150년 수령에 40년간 가꿔 온 형태미 인정
“기후변화로 새로운 분재 수종 연구 진행”

제33회 한국분재대전 대상(국무총리상)을 받은 한국분재조합 경남지부 이창현씨의 ‘주목’. 수령은 약 150년에서 200년으로 추정된다. /사진=박선영 기자
제33회 한국분재대전 대상(국무총리상)을 받은 한국분재조합 경남지부 이창현씨의 ‘주목’. 수령은 약 150년에서 200년으로 추정된다. /사진=박선영 기자

[세종=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분재는 화분 안에 나무나 풀을 담아 키우는 활동이나 작품 자체를 말한다. 분재에 필요한 일조량, 바람, 월동 등은 자연 조건과 비슷하다. 제33회 한국분재대전 개막을 앞두고 만난 전국주 한국분재조합 총괄사업부 회장은 “분재의 생명력과 작품성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종에 맞는 자연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재는 실내 활동으로 분류되지만 기후변화로 새로운 분재 수종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 이유다.

분재대전이 열린 9일 국립세종수목원 분재원에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분재를 감상하는 기본 기준은 고태미(古態美)다. 즉, 오랜 세월의 흔적이 아름답게 드러나야 높은 수준의 분재라 할 수 있다.

(사)한국분재조합(회장 이종근)과 세종특별자치시가 공동주최 해 9일부터 12일까지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열린 한국분재대전에서 대상(이창현씨, 국무총리상)을 받은 분재의 수령은 약 150년~200년으로 추정된다. 이 분재의 수종은 주목이다. 처음 수종에 맞은 흙을 고르고 분재 형태로 가꿔 지금 같은 형태미를 갖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4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11월9일 국립세종수목원 분재원에서 제33회 한국분재대전이 열렸다. 주요 참석자들이 개막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11월9일 국립세종수목원 분재원에서 제33회 한국분재대전이 열렸다. 주요 참석자들이 개막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발달한 분재문화는 각 나라별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기준 차이가 있다. 분재 감상 기준에 대한 국제적인 연구가 많아져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양해졌다. 뿌리부터 가지배열 등 조형미를 만드는 수공적인 노력에 새로운 창작성이 더해져 분재문화가 더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혼자 관리해 주변인 몇몇과 감상하던 부유층의 취미에서 이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분재 문화를 즐기게 됐다.우수작품 108점이 출품된 이날 행사에 10대들이 눈에 많이 띈 것도 이같은 이유다.

전북에서 분재대전을 찾은 이기연 학생은 “집에서 키울 수 있고 오래 가꾸면서 아름다움의 기준을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 재밌다”고 했다. 이 학생의 말처럼 분재를 감상하는 기준은 연구를 통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분재는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형태와 자연에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더한 형태가 있다. 금상(이강희씨,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은 소나무는 나무 겉을 깎고 유황을 발라 만든 작품이다. 분재를 만드는 수종과 형태 등을 연구하는 박사급 인재는 국내에만 30명 정도다. 최근 분재 문화 참여 연령이 낮아지게 된 것은 이들이 국제교류를 통해 다른 나라의 연구를 우리나라 분재문화에 접목하면서부터다.

은상(산림청장상)을 받은 이광종씨의 소나무는 가지를 아래로 늘어뜨린 ‘현애’ 형태다. /사진=박선영 기자 
은상(산림청장상)을 받은 이광종씨의 소나무는 가지를 아래로 늘어뜨린 ‘현애’ 형태다. /사진=박선영 기자 

전국주 한국분재조합 총괄사업부 회장은 “한국분재대전이 198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조합에서 이뤄지는 많은 연구와 도서발간, 그리고 15회부터 분재대전에 17개 시도지부가 참가할 수 있게 된 것이 원인”이라며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감상 기준은 수상작품에 계속 반영하고 있어 과감한 시도를 하는 참신한 작품도 많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