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논란에 갈수록 소비 줄어

[환경일보] 현행 축산법에서 개는 소, 돼지, 닭과 함께 가축이다. 인간이 먹기 위해 사육하는 동물로 규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식품위생법에서는 개를 식품에 포함하지 않는다. 식품에 포함하는 않는 제품을 판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가축의 도살에 관련된 법안인 축산물위생관리법이 규정하는 가축 대상에는 ‘개’가 빠져 있다. 따라서 개식용을 반대하는 측은 개 도살을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금지 규정이 없으니 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 법에 따라 개를 도살하는 시설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흑염소 도살장 등을 이용해 도살된다고 한다.

때로 개식용은 문화 사대주의 논란을 빚기도 했다. 프랑스의 유명 배우가 개고기를 먹는 것을 맹비난하자, 푸아그라를 먹는 프랑스야말로 진짜 야만인이라는 반박이 제기됐다.

푸아그라용 거위는 간을 키우기 위해 좁은 케이지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며, 하루에 3~4회 사료를 억지로 주입하기 때문에 목과 내장에 상처를 입고 심지어 병에 걸려 죽기도 한다. 거위에게 먹이를 억지로 주입하는 과정을 ‘가바주’라고 하는데, 이를 끝내면 거위의 간이 10배 이상 커진다. 푸아그라는 단어 자체가 ‘살찐 간’이라는 뜻이다.

요즘에는 푸아그라의 5%만 거위를 대상으로 하고, 나머지 95%는 오리라고 한다. 오리가 좀 더 키우기 쉽고 고기를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은 거위 간이 더 비싸고 맛도 좋다고 한다.

태양왕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매우 즐겨 먹은 음식으로 유명하며 이후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고 한다. 현대 들어 푸아그라는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를 먹는 사람이 점차 줄고 있다.

이외에도 기괴한 요리는 많다. 살아 있는 원숭이를 묶어놓고 두뇌만 파먹는 원숭이 골 요리와 푸아그라와 함께 3대 진미로 꼽히는 오르톨랑도 있다.

프랑스에서는 영혼을 구현하는 맛이라 불리는 오르톨랑은 멧새과에 속하는 촉새의 이름으로, 30g도 안 되는 작은 새다.

오르톨랑은 밤에만 먹이를 먹는 습성이 있는데, 더 많은 먹이를 주입하기 위해 새장을 천으로 덮어 어둡게 만들거나, 눈을 파내 먹이를 먹도록 유도하면 몸집이 4배 이상 커진다.

이를 꺼내 와인에 담그면 익사하는 괴로움에 새가 몸부림치면서 빨라진 혈액순환으로 폐와 내장에 술이 가득 채워지고, 익사한 오르톨랑 건져내 구우면 천하일품의 프랑스 요리가 된다.

프랑스의 21대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이 오르톨랑을 즐겨 먹은 것으로 유명하며 현재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법으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몰래몰래 먹고 있다.

그런데 일부 미식가나 전통 레스토랑들은 “요리는 전통이며 아름다운 전통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유를 내걸고 먹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일본이 ‘전통’을 이유로 고래잡이를 계속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음식에 대한 동물학대 논란은 무수히 많다. 해물탕에 낙지를 산채로 넣는 행위에 대해 유럽 일부 국가들은 금지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간장게장에 넣는 게도 살아 있는 상태다. 정부가 개식용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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