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지 사용금지 철회

[환경일보]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제3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3)가 11월13일부터 19일까지 케냐 나이로비 소재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에서 개최됐다.

이는 2022년 2월28일부터 3월2일까지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 5.2)에서 국제협약 성안 추진 결의를 채택, 총 5차례의 ‘정부간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INC)’ 회의를 통해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부간협상위원회다.

이번 정부간협상위원회에는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우리 정부 대표단을 비롯해 전 세계 약 160개국 정부대표단과 이해관계자 등 약 2500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1, 2차 INC 회의 결과를 기반으로 UNEP(유엔환경계획) INC 사무국이 준비한 협약 초안(zero draft)을 바탕으로 협약의 구체적인 세부 항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협상 대표단들은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염원을 식별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보다 구체적인 규제 대상, 핵심 의무 등에 대해서는 협약 본문 뿐만 아니라 부속서에서 추가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또한 새로이 마련될 플라스틱 협약이 기존의 환경협약과 상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우리 정부대표단은 순환경제 전환의 필요성 및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플라스틱 오염 예방 조치, 각국의 실질적 이행을 고려한 국가별 이행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정부간협상위원회를 계기에 조홍식 기후환경대사와 이창흠 기후탄소정책실장은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 등 대표단과 양자 협의를 갖고 각국의 플라스틱 규제 동향과 협약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확인했다.

또한 조 대사는 유엔환경계획(UNEP)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 사무총장, 조티 마서 필립(Jyoti Mathur Filipp) UNEP INC 사무국장과 면담했으며, 잉거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우리 정부가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에 사의를 표하고,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나가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조 대사는 무손다 뭄바(Musonda Mumba) 람사르 협약 사무총장과도 면담을 갖고 습지 자원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가기로 했다.

11월19일(일) 개최된 제3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3)에서 조홍식 대사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2024년 11월25일부터 12월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고 협상참여국들의 총의로 INC-5의 개최도시 및 개최일정이 확정됐다.

우리 정부는 “마지막 협상회의인 INC-5를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해 플라스틱 오염 종식 및 순환경제 전환을 선도하는 환경분야 국제규범 형성에 기여할 예정이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기 회의(INC-4)는 2024년 4월 22일부터 30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 예정이다.

한국환경회의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3차 정부간협상회의를 한주 앞두고 국제 흐름에 역행하는 한국 정부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한국환경회의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3차 정부간협상회의를 한주 앞두고 국제 흐름에 역행하는 한국 정부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대외적인 국제협상과는 반대로 우리 정부의 플라스틱 감축 노력이 말로만 그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지난 7일, INC-3을 단 며칠 앞두고 환경부는 24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식당·카페 안에서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소매점에서 비닐봉투 사용금지 규제를 전격 취소했다. 종이컵은 과태료 부과에서 자발적 참여로, 빨대와 비닐봉투는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한국은 세계 환경의 날 행사를 개최할 자격이 없으며, 한국이 세계 환경의 날을 그린워싱에 악용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며, UNEP 잉거 안데르센 사무총장에게 긴급 서한을 보내 2025 세계 환경의 날 개최국 변경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