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기후행동 가속화, 기술‧금융 결합 지원이 ‘GGGI’ 설립 목적
COP28 논의 쟁점··· 탄소중립 달성 ‘전 지구적 이행 점검’ 첫 시행

“국가 우선 과제에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사업 밀리면 안 돼”
한국, ODA 분야 기술·산업 강점··· 아세안 국가 리더 역할 나서야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오른쪽)과 대담 중인 김기은 환경일보 자문위원. 독일에서 공부(환경폐기물에 대한 순환에너지 경제구조 연구)한 김기은 자문위원은 환경 기술과 에너지에 대해 세부 전공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오른쪽)과 대담 중인 김기은 환경일보 자문위원. 독일에서 공부(환경폐기물에 대한 순환에너지 경제구조 연구)한 김기은 자문위원은 환경 기술과 에너지에 대해 세부 전공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이다빈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프랭크 라이즈베르만(Frank Rijsberman) 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사무총장은 서울 중구 정동빌딩 GGGI 3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대담에서 COP28 논의 쟁점으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Global Stocktake), 기후재원 확대, 손실과 피해 지원 등을 들었다. 기후재원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적응을 위해 공공이나 민간에서 마련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라이즈베르만 사무총장이 말한 전 지구적 이행점검은 2015년 195개국이 체결한 파리협정(신기후체제 출범, Paris Agreement) 이후 처음 시행되는 것이다. 점검은 감축, 적응, 재원·기술을 포함한 이행수단을 포함한다. 더불어 G7 산업부문 탈탄소화, 석탄발전 종식, 개도국의 에너지 전환 지원도 논의된다. 이전 교토의정서와의 차이는 구속력 있는 감축 의무 부과다. 파리협정에서 각국은 자국의 상황을 감안해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해 공개하기로 했다.

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는 회원국들의 빈곤 감소, 사회 통합, 환경지속성과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미지 제공=GGGI
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는 회원국들의 빈곤 감소, 사회 통합, 환경지속성과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자료제공=GGGI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COP16에서 선진국들은 1000억 달러의 기후재원을 모아 개발도상국의 기후적응을 돕기로 했다. GGGI는 회원국들이 빈곤 감소, 사회 통합, 환경지속성과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제성장 모델인 녹색성장을 지원하고, 개도국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이 녹색성장 계획에서 녹색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성과로 지난해 GGGI는 40개국이 넘는 지역에서 약 209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회원국들을 위해 14억 달러 이상의 녹색 투자 약정을 이끌어 냈다.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과의 대담은 11월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제28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막을 한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국제 탄소 거래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라이즈베르만 사무총장은 “GGGI는 정책을 실행화 시키기 위해 기술과 투자가 같이 가도록 하는 동시에 소규모 지역에 투자를 완성하도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27 이후 금융 쪽 관심 더 커져”
GGGI, 40개국 이상 약 209개 프로젝트 진행
회원국 위해 14억 달러 이상 녹색투자 약정 체결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은 “GGGI는 정책을 실행화 시키기 위해 기술과 투자가 같이 가도록 하는 동시에 소규모 지역에 투자를 완성하도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은 “GGGI는 정책을 실행화 시키기 위해 기술과 투자가 같이 가도록 하는 동시에 소규모 지역에 투자를 완성하도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과 나눈 인터뷰 전문]

Q.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이 장기화되며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적극 펼치던 국가들도 석탄발전소 가동 기한 연장 또는 재가동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기후변화 대응이 우선 과제에서 밀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면

기후변화 대응이 국가 우선 과제에서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것은 안 될 상황이다. 용납될 수도 없다. 한국을 포함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각 국가들이 한 약속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 global Stocktake(GST, 전 지구적 이행점검) report가 곧 발간된다. 이것으로 지금까지 탄소중립 추진에 참여한 국가들의 진행 과정과 성과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지 않고 COP27에서 합의에 성공한 손해배상기금도 마찬가지다.

술탄 아흐메트 알 자베르(Sultan Al Jaber) COP28 의장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적응을 돕기 위한 1000억 달러 지원 약속을 촉구했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COP27 이후 금융 쪽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COP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기후행동에 민간 부문을 참여시키는 것은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기후위기 해결은 정치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COP를 통해 정치적 책임을 사기업 측에 옮겨줘야 할 때이다.

중국에 잠시 있는 동안 전기 이동수단과 인프라를 적극 도입하는 등 이 나라가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을 봤다. 녹색기술에 투자함으로써 대기 오염을 정화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 인플레이션과 경제위기 속에서 중국 역할은 더 커졌다. 이제 태양열,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 선두이다. 중국의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사업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도 한국이 녹색 뉴딜을 추진한 것처럼 그린 뉴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그린에너지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에 비해 중남미, 아프리카, 일부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투자가 부족하다. 이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는 논쟁거리다.

Q. COP28에서 경제 대국인 한국이 기후재원 공여국으로의 책임이 논의될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현 정부 들어 대한민국이 공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더 많아졌다. 전 정부에서 중국, 일본과 연계해 탄소중립과 탄소 절감 목표를 정책화했다. 석탄 투자 중단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약속도 했다. 이것은 외교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는 한국이 세계 중심 국가로의 행동에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보여줬다.

Q. 한국의 경우 현재 가파른 물가상승과 불경기로 탄소중립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연히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은 결과물들은 더 끔찍할 것이다. 기후 과학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리포트, 유엔 사무총장의 최근 발언을 보면 한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 지구가 ‘비상상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태로 매해 약 20만명의 기후위기 난민이 발생하고 있고, 가뭄은 장기화됐다. 니제르, 부르키나파소처럼 국가 내부 붕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예방이 위기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안다. 따라서 질병 치료만큼 예방 의료에 많은 비용이 투자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달러의 무기를 지원하는 것도 더 큰 문제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기후위기는 다를까? 더 큰 위기를 막는 방법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행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은 "기후행동 가속화는 GGGI가 하는 일의 대부분으로 기후행동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은 "기후행동 가속화는 GGGI가 하는 일의 대부분으로 기후행동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Q. 지난달 열린 GGGI 글로벌 하이브리드 컨퍼런스 주제는 ‘혁신적인 기후행동 가속화’였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기후행동 가속화는 GGGI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다. GGGI 설립 목적이 녹색 전환 가속화이다. GGGI는 기후행동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각 국가별 적절한 정책 실행이 필요하다. 여전히 화석연료 보조금을 가지고 있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전략을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 GGGI는 정부가 계획을 만들고 실행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혁신적인 기후행동을 가속화하기 위한 투자 프로젝트를 준비하도록 돕고 있다. 

태국에서는 매립지에서 플라스틱을 꺼내 시멘트 공장으로 가져간다. 라오스나 캄보디아는 아직 적용 전이다. GGGI는 라오스나 캄보디아에서도 태국과 같은 행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투자자를 찾고 있다. 즉 기술과 금융의 결합, 기술 이전을 돕는 것이 GGGI의 주요 업무다.

Q. 탄소중립 전략과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시장 선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를 위해 그린 ODA(녹색 공적개발원조)를 국가 브랜드화 하는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국제적으로 녹색 ODA 비중은 높은 편이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은 ODA가 증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많은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이 리더로서 행동에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기술과 산업 투자, ODA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Q. GCF(녹색기후기금) 등 녹색기술 측면에서 개발도상국 지원 운영 주체와 GGGI가 추진 중인 업무는 무엇인가

GGGI는 GCF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다. GGGI와 GCF는 회원국들이 옳은 정책을 실행하고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 분야는 녹색 기후 금융에 속한다. 지난해에는 녹색 기후 금융 10억 달러의 도움을 줄 수 있었다. GGGI 역할은 회원국들의 프로젝트가 승인되고 지원 자금이 그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는 2억 달러에 가깝게 지원됐다. GGGI가 회원국을 위해 모금하는 자금의 절반 가까이가 개인 투자자로부터 나온다. 베트남의 경우 새로운 매립지 대신 폐기물을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신용보증 주선을 도와 사업 조직 구성을 완료할 수 있었다.

‘Global Green Growth Week 2023’ 청년포럼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청년들은 기후위기로 청년, 어린이, 노인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받지만 이들 의견은 기후위기 대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Global Green Growth Week 2023’ 청년포럼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청년들은 기후위기로 청년, 어린이, 노인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받지만 이들 의견은 기후위기 대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Q. GGGI 글로벌 하이브리드 컨퍼런스에서 대학생 기후 활동 단체와 청년포럼 등 청년들이 말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청년 자신의 미래이고 책임을 가지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목소리는 미래에 대한 것이다.

유엔 행사 중 고등학교에서 연설할 기회가 많았다.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게 기후 및 지속가능성에, 주요 이슈를 교육하기 위해 행사를 조직한다. 주이탈리아 대사관과 기후를 위한 청소년 행사를 만들기도 했다. 황사가 파란 하늘에 미치는 영향과 사람들이 이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국에서는 엄마들이 교육에 집중해서 신경을 쓰지만 사실 기후위기 현실을 청년들이 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 기성세대보다 훨씬 더 지구에 오래 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GGGI 글로벌 하이브리드 컨퍼런스에 참석한 캄보디아, 스리랑카, 카타르 환경부 차관과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사진=박선영 기자
GGGI 글로벌 하이브리드 컨퍼런스에 참석한 캄보디아, 스리랑카, 카타르 환경부 차관과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사진=박선영 기자

Q. GGGI 글로벌 하이브리드 컨퍼런스에는 캄보디아, 스리랑카, 카타르 환경부 차관이 참석했는데

GGGI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 이들 국가와 연계돼 있다. 베트남, 탄자니아도 온라인으로 참가했다. 기후위기에 있어 공동체인 이들은 가치가슬(value chain)로 연계돼 있다.

Q. GGGI 글로벌 하이브리드 컨퍼런스에서 한국농어촌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진행할 사업은 무엇인가

식량은 기후와 관련된 문제다. 한국과 세네갈은 기후위기로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 세네갈 문제는 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문제다. 기후위기로 예상되는 어려움을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려 한다. 이것은 에너지 분야에도 해당된다.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해결책, 재생에너지 그리고 많은 녹색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더 증가시켜야 하고 이 기술 개발은 더 가속화하고 확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해결책, 재생에너지 그리고 많은 녹색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더 증가시켜야 하고 이 기술 개발은 더 가속화하고 확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프랭크 라이즈베르만 GGGI 사무총장이 전하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곧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 시작된다. COP28은 미래를 논의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세계가 기후행동을 향한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후위기 해결책, 재생에너지 그리고 많은 녹색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더 증가시켜야 한다. 이 기술 개발을 더 가속화하고 확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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