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25.6%, 대학원졸업자 24.5%가 청년 백수

[환경일보] 이웃 나라 일본은 아이를 3명 낳으면 자녀 3명의 대학교 학비를 모두 무료로 지원하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합계출산율이 무려 1명을 넘은 주제에 이런 대책을 내놓는 것을 보면 이웃 나라가 소멸될 위기에 처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학비만 무료로 지원하면 청년 문제가 해결될까?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한국의 대졸자 25.6%, 대학원졸업자 24.5%가 백수였다. 이는 OECD 13개 회원국 중 무직 청년 세계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청년 백수라’는 말인 일상적인 용어가 된 지 오래다.

요즘 것들은 일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이 모양일까? 2021년 구직 관련 사이트에 따르면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나이는 평균 19.9세이며 휴학생을 포함한 대학생의 74.4%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엄청나게 오른 등록금과 생활비를 부모에게만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최저임금을 대략 1만원으로 잡고 하루 5시간씩, 20일을 일하면 100만원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업체들은 일주일에 15시간 미만 단기알바만 구한다.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에게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퇴직금, 유급 연차휴가 역시 마찬가지다.

초단기 알바로는 생활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청년들은 하루에 2~3탕의 알바를 뛰어야 한다. 알바에서 알바로 이동하는 시간과 교통비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역대 최대인 158만명을 기록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힘겹게 졸업하면 이제는 취준생이 될 차례다. 공무원이든, 대기업이든 안정된 일자리는 한정돼 있고, 경쟁률은 어마어마하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힘든 일 하기 싫어한다고, 널린 게 공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청년들은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게 아니라, 힘들게 일해도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 일을 기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느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나이는 점점 늦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청년 대다수는 중소기업으로 가야 한다. 이 나라의 경제는 대기업에 집중돼 있지만, 일자리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선택하지 못했거나 선택받지 못한 청년들, 자발적으로 쉬고 있는 청년의 숫자가 무려 50만명이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사회에서 배제됐다는 박탈감이다. 

플렉스란 TV에서나 나오는 단어이고, 진짜 청년들의 고민은 “지붕 있는 곳에 살기 쉽지 않다“, “햇볕 드는 곳에 살고 싶다“이다. 연애마저 사치인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TV에는 갖가지 종류의 리얼 리티프로그램이 난립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에는 계층이 있다고 믿고,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결혼마저 포기하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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