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으로 ‘기후 불평등’ 심화··· 기후 적응 위한 아동 수요 대응해야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학용품을 지원받아 등교 중인 마다가스카르 아이들 /사진제공=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으로부터 학용품을 지원받아 등교 중인 마다가스카르 아이들 /사진제공=세이브더칠드런

[환경일보]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적으로 최소 1만2000명이 홍수, 산불, 사이클론, 폭풍, 산사태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국제재난통계자료(International disaster database, EM-DAT)는 2023년 기록된 약 240건의 기후재난을 기준으로 한다. 이 중에 폭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년 대비 340% 증가했으며,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279%,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는 대부분 지난 9월 폭풍 다니엘(Daniel)로 홍수가 발생하며 리비아에서 기록적인 사망자 수가 나타난 것에 따른 결과다. 이처럼 기후위기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이변은 점점 더 빈번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월 마다가스카르와 말라위, 모잠비크를 강타한 사이클론 프레디(Freddy)는 기록적인 열대 사이클론 중 하나로, 14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당시 1600곳의 학교가 부서지면서 아동 수십만명의 학습권이 침해당했다. 마다가스카르의 안조(11세, 가명)는 “극단적인 날씨 탓에 아버지가 직장을 잃었고, 우린 충분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이클론으로 모든 것이 젖었는데, 세이브더칠드런의 도움으로 책가방과 연필, 공책 등 학용품을 얻었고, 다시 학교에 가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재난 대비 시스템과 예측의 발달로 기후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는 감소했으나,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극단적인 기상이변의 빈도수는 5배 증가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벨기에와 스위스 연구팀과 진행한 연구 결과, 2020년생 아동은 1960년생의 조부모 세대보다 평생 6.8배 이상의 폭염을 경험하고, 산불과 가뭄은 각각 2배, 3배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지구 대기 연구를 위한 배출 데이터베이스(EDGAR)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후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저소득 또는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 발생했다. 특히 사망자 5326명 중 45%가 세계 탄소 배출량의 0.1% 미만을 차지하는 국가에서 발생하는 등 저소득 국가가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기후재난은 기후위기가 발생한 데 가장 적게 기여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기후 불평등’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빈곤과 이주, 난민 문제를 더욱 고착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기후변화 책임자인 켈리 툴(Kelley Toole)은 “올해 기상 이변으로 수천명의 아동이 길을 떠돌거나 학교에 가지 못하고, 홍수나 폭풍, 산불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이 목숨을 잃을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기금을 대폭 확대해 기후재난으로 인한 손실 보상과 기후 적응을 위한 아동의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하기로 합의한 것은 올바르지만, 세계적으로 아동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에 절실히 필요한 단계적 감축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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