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준설계획 추진, 다음 겨울에도 볼 수 있을지 장담 못 해

[환경일보]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일 갑천 조류모니터링과 먹이공급 과정에서 노랑부리저어새 3개체를 확인했다. 원촌교 하류 100m 지점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2022년 대전에서 최초로 확인된 종이다. 2021년, 2022년, 2023년 3년째 월동하며 내륙의 월동지로 갑천을 지속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2022년 겨울에도 3개체가 확인된 같은 개체가 2년째 월동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갑천이 명실상부한 노랑부리저어새의 월동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2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받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에 넓게 분포하는 노랑부리저어새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겨울철새이다. 봄과 가을 나그네새로는 적지 않은 수가 관찰된다.

월동은 전국적으로 약 400여개체 내외가 월동하는 매우 귀한 겨울 진객이다. 최근 국내 월동하는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근연종인 저어새와 유사하지만 얼굴에 검은색이 적어 저어새와 구분된다. 저어새과는 먹이 먹는 모양이 특이한데, 긴 주걱모양의 부리로 물을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 종이다.

전국적으로는 해안가의 건강한 습지나 내륙의 대형 습지에서 확인된다. 내륙의 하천에서는 더욱 드물게 관찰된다. 갑천이 월동지가 된 것은 그만큼 특별한 일이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2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사진=대전환경운동연합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2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사진=대전환경운동연합

3년째 월동 중이지만 내년에는 어찌 될지 아직 모를 일이다. 때문에 향후 갑천의 관리방향이 월동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전시는 2023년 11월 총 33곳의 준설 계획을 발표했다. 월동 중인 노랑부리저어새는 낮은 하중도 주변에서 먹이를 취식하고 휴식을 취한다. 대전시 계획대로 대전의 하천이 준설되면 2024년 겨울 저어새는 다시 찾아올 수 없는 환경이 된다.

홍수대책으로 준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 준설의 홍수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매년 토사가 쌓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책도 아니며, 1년 내의 단기적 대책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예방효과 자체도 매우 부정적이다. 하천에 설치됐지만 용도를 다해 필요가 없어진 횡단구조물(보, 낙차공)을 철거하는 것이 홍수효과가 더 높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빗물순환 시스템등의 도시전체적인 계획을 토대로 홍수대책이 필요하다. 도시계획과정에서 홍수터나 하천유역을 확보하는 방안도 있다. 홍수의 대책이 준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전시는 여러 대안들과 현실적인 대책 등을 뒤로하고 선택은 쉽고 효과는 가장 적은 대규모 토목사업을 선택했다.

최근 대전에는 노랑부리저어새 외에도 많은 겨울철새들이 확인되고 있다. 고니와 혹고니 월동이 확이되기도 했다. 결국 이런 겨울철새들을 공존을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홍수대책은 횡단구조물 철거를 통한 강의 회복이며, 빗물순환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의 경우 2023년 태봉보를 철거했다. 철거 전‧후를 비교하면 홍수위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효과가 입증된 대책을 놔두고 불필요한 토목사업을 벌이는 대전시의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 대전시의 하천준설계획이 아직 공개되고 있지 않다”며 준설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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