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경운동연합 갑천 모니터링 중 2종의 멸종위기종 확인

[환경일보]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7일 오전 갑천탑립돌보의 먹이 주기 및 모니터링 과정에서 잿빛개구리매와 큰말똥가리를 확인했다. 두 종 모두 대전에서는 최초로 확인된 맹금류이다.

잿빛개구리매 대한민국 전역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다. 버드나무 등이 있는 넓은 갈대밭 등의 초지에서 확인되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큰말똥가리 역시 대한민국 전역에서 월동하는 겨울철이다. 과거 남부지방에서는 어렵지 않게 관찰되는 새였으나, 최근 매우 희귀한 철새가 되었고,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했다.

까마귀에 쫓기는 큰말똥가리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까마귀에 쫓기는 큰말똥가리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17일 확인된 두 종은 모두 대전에서는 최초로 확인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다. 대전의 갑천과 3대 하천에서는 최근 꾸준히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조류와 희귀종이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대전의 하천이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로서 역할을 하는 셈이다.

2008년 4대강 정비사업으로 대규모 준설과 하천개발이 이루어진 이후 사라졌던 겨울 철새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고방오리와 청머리오리 홍머리오리 혹부리오리 등이 다양한 월동조류도 다시 확인되고 있다.

10여 년간 하천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조류뿐만 아니라 오리류들이 월동이 확인된 것이다.

하중도와 모래톱과 자갈밭 같은 비오톱이 다양하게 유지되고 갈대와 같은 초지가 복원되면서 생물들이 다양하게 서식할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큰말똥가리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큰말똥가리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하지만 대전시는 이렇게 자리를 찾아가는 하천을 다시 대규모 준설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33곳의 준설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준설계획은 다시 찾아오는 철새들과 맹금류들에게는 생명의 위협이 되고 있다.

대규모 준설로 홍수를 예방한다는 것은 허상에 가깝다. 장기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실제 예방효과도 거의 없다. 더욱이 하천에 설치된 횡단구조물(보, 낙차공, 하상보호공)로 인해 준설 효과는 반감되기 때문에 준설은 홍수예방 사업이 아니다.

도시의 경우 홍수를 예방하는 것은 하천이 아니라 도시 내에 물순환 시스템 전체를 점검하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하고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이다. 빗물순환 시스템을 토대로 홍수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전 3대 하천(제외지)의 경우 이미 200년 빈도의 홍수량에 견딜 수 있게 제방이 설계되어 있고, 여기에 1m를 더 쌓았다.

잿빛개구리매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잿빛개구리매 /사진제공=대전환경운동연합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나는 지역(제내지)은 200년 빈도의 홍수로 준비되어 있지 않아 이 격차를 해소하는 도시계획이 홍수 예방에 필요하다. 하천에 홍수대책이 굳이 필요하다면 횡단구조물(보, 낙차공)을 철거하는 것이 홍수효과가 더 높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잿빛개구리매와 큰말똥가리의 멸종위기 조류 서식과 함께 얼마 전 확인된 노랑부리저어새의 서식을 위해서 준설은 지양해야 한다”며 “결국 하천을 대규모 개발대상이 아니라 생물들의 서식공간으로 두고 실제 침수위험이 있는 제내지를 제대로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