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6만5000원, 개인에 따라 이익 될지 따져봐야

[환경일보] 서울시 대중교통(버스, 지하철, 따릉이)을 월 6만5000원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당초 새해 첫날인 1월1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코레일이 운영하는 서울시내 구간 교통카드 시스템 개발이 지연되면서 23일로 연기됐다.

기후동행카드는 6만5000원으로 구매 후 한 달 동안 서울 권역 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시민 이용 편의를 위해 실물 카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으며, 실물 카드는 최초에 3000원으로 카드를 구매한 뒤에 매월 6만5000원을 충전해 이용하면 된다.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는 이용 가능하지만 ,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하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지자체 간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인천 면허를 가진 버스와 요금제도가 다른 광역버스와 심야버스, 지하철 신분당선 역시 기후동행카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한편 서울시와 별도로 정부가 추진하는 K-패스도 5월에 도입될 예정이다. 기후동행카드와 달리 대중교통 이용 횟수나 금액에 비례해 일부를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현행 알뜰교통패스를 대체하는 국토교통부의 ‘K-패스’는 한달에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한다.

환급률은 일반인 20%, 청년 30%, 저소득층 53%로 차등 적용되고 월 최대 60회로 제한된다.

‘더 경기패스’와 ‘인천I-패스’는 K-패스와 같은 방식이지만 횟수 제한이 없고 청년 연령이 확대되며 어린이·청소년·65세 이상도 혜택을 준다.

서울시와 정부가 제각각의 교통비 환급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두 개의 카드를 비교해 할인율을 따져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경기·인천 패스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불편하다. 

출퇴근이나 통학 용도로 하루 2회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주 5일 기준 1만4000원, 한 달 4주 기준 5만6000원이기 때문에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다. 평일이 아닌 주말에도 이용한다면 2만원가량 이익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상당수 서울시민에게는 어느 정도 대중교통요금 감면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과의 요금망 연계는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기존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중교통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유인책이 없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공언한 것처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자체간 협의뿐 아니라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대중교통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가 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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