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기상·해양·산림 융합 세미나]
기상·해양·산림 분야 전문가 한자리, 기후위기 대응 현안 최초 논의

탄소 배출·감축 외 적응 분야 융합과 협업 의견 모을 때
기상·해양·산림 각 분야 연계 위한 예산·정책 기조 필요

1월23일 강원도 강릉시 세인트존스 호텔 바부다홀에서 환경일보와 국립강릉원주대, 한국산림경영인협회가 공동 주최한 ‘기후위기 대응, 기상·해양·산림 융합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이다빈 기자 
1월23일 강원도 강릉시 세인트존스 호텔 바부다홀에서 환경일보와 국립강릉원주대, 한국산림경영인협회가 공동 주최한 ‘기후위기 대응, 기상·해양·산림 융합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이다빈 기자 

[강릉=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강원도 강릉시는 산림과 해양을 아우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도시지만 기후위기로 그동안의 혜택이 재난으로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23일 강릉시 세인트존스 호텔 바부다홀에서 환경일보와 국립강릉원주대, 한국산림경영인협회가 공동 주최해 열린 ‘기후위기 대응, 기상·해양·산림 융합 세미나’ 마지막 순서는 세미나 플로어 의견을 듣는 시간이었다.

‘기후위기 대응, 기상·해양·산림 융합 세미나’에서 플로어와 토론자가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기후위기 대응, 기상·해양·산림 융합 세미나’에서 플로어와 토론자가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사진=박선영 기자

강릉시에 거주하는 김정렬 씨는 “오늘 이 자리에서 산림, 해양과 관련해 논의된 기후위기 대응 문제는 시민 안전과 바로 연결된 문제로 행정 관계자들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미나 자리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조례나 예산을 어떻게 연계할지 행정 관계자들의 답변을 듣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 회장은 “기상과 해양, 산림 분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기후위기 대응을 논의하는 세미나는 처음으로 한 분야만 가지고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각 분야 문제를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융합적으로 의견을 모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고, 예산과 정책 기조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산은 바다를 그리고, 바다는 산을 색 입힌다’를 주제로 개최된 세미나는 외부 초청 발제 및 토론자가 참석해 기후위기 시대 기상·해양·산림 분야 ‘연결과 통합’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지속가능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및 학생(LINC 3.0 사업단 포함), 한국산림경영인협회 청년회, 국립생태원, 공덕포럼, 산림·해양 분야 관계자, 언론사, 시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세미나는 기후위기 시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반복해 발생할 수 있는 지역에 맞춤형 대책을 촉구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울진·강릉·삼척’ 산불피해 지역 복원방향 세미나(2022년 9월22일)를 계기로 기획됐다.

환경일보와 한국산림경영인협회(2023년 7월17일), 국립강릉원주대(2023년 11월15일) 업무협약은 ‘환경·산림·기후 관련 학술 및 콘텐츠 개발 협업’과 ‘해양·기후·환경 관련 사업 및 인재 양성, 교육 콘텐츠 제작 추진 협력’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기상·산림·해양 정보교류 및 협업 논의의 장

기상, 산림, 해양 정보교류 및 협업 추진을 위한 세미나 목적에 따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연단에 올랐다.

신일식 국립강릉원주대 LINC 3.0 단장은 축사에서 "강릉은 산림과 바다의 유기적인 생태학적 조화를 통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신일식 국립강릉원주대 LINC 3.0 단장은 축사에서 "강릉은 산림과 바다의 유기적인 생태학적 조화를 통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신일식 국립강릉원주대 LINC 3.0 단장(해양바이오식품학과 교수)은 축사에서 “태백산맥의 산림자원과 동해의 해양자원을 두루 갖춘 영동지방은 기후위기가 해양과 산림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동시에 산림과 바다의 유기적인 생태학적 조화를 통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강원도의 독창적인 자연형태를 활용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세미나가 지역의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은 축사에서 "인간이 문명을 다져오는 과정의 산물인 기후환경 문제는 국가와 지역을 넘어 인류가 책임져야 할 공통의 과제”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장은 축사에서 "인간이 문명을 다져오는 과정의 산물인 기후환경 문제는 국가와 지역을 넘어 인류가 책임져야 할 공통의 과제”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박정희 한국산림경영인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기상, 해양, 산림은 환경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될 수 있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기후현상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시대 요구로 인간이 문명을 다져오는 과정의 산물인 기후환경 문제는 국가와 지역을 넘어 인류가 책임져야 할 공통의 과제”라고 말했다.

“기후위기가 기후재난이 되고 재앙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 박 회장은 “다가올 식량, 물부족, 질병 문제는 개인이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수많은 산촌들이 기후위기로 소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도시소멸과 산촌소멸 중 어느 것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인지 논의돼야 할 시기”라고 짚었다.

2015년 파리기후 협약 이후 전 세계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흡수원을 증가시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배출되는 약 400억 톤의 탄소 중 50%는 대기에 흡수된다. 25%는 바닷속으로, 25%는 숲이 흡수한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대비 64%가 숲이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중 11%를 산림이 맡고 있다.

박 회장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흡수능력이 더 높은 수종으로 바뀌어야 하고 숲가꾸기 사업 예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세미나가 대한민국 기후대응 정책 기조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는 조도순 국립생태원 원장 /사진=이다빈 기자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는 조도순 국립생태원 원장 /사진=이다빈 기자 

인간중심주의는 환경위기의 근원

조도순 국립생태원 원장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자연은 때로 생태라는 단어로 바꿔 쓸 수 있다. 자연의 일부였던 인간이 자연을 대신한 창조자 역할을 자임하게 되며 조화로운 공존이 어려워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간중심주의는 환경위기의 근원으로 자연파괴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생태중심주의를 인간중심주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즉, 자연을 존중하는 문화가 인간이 만든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 회복을 위해 생물다양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이 말한 공존의 의미는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이 생태계를 이용해 얻는 혜택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조도순 국립생태원 원장이 2021년 부임 후 제시한 국립생태원 미션과 비전 /자료제공=국립생태원
조도순 국립생태원 원장이 2021년 부임 후 제시한 국립생태원 미션과 비전 /자료제공=국립생태원

2021년 10월 부임한 조 원장은 국립생태원 비전으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꽃과 자연생태 플랫폼’을 제시했다. ‘인간이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지속가능하게 이용해야 한다’는 가치를 표현한 것이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11월2일 개최한 창립 10주년 기념식 및 미래 10년 비전 선포식에서 국가생태전문기관으로서 키워온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중심 지속가능발전 기여와 글로벌 생태위기 해결 선도에 나설 것을 밝힌 바 있다. 조 원장은 이 자리에서 “생태위기 극복을 선도하기 위해 기후위기 대응, 훼손된 생태계 복원, 멸종위기종 보전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했다.

조 원장은 “생물다양성 감소와 기후변화는 서로 연결돼 있다”며 “생물권보전지역은 KM-GBF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KM-GBF는 2022년 12월 합의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unming-Montreal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를 말한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12월12일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5년간의 계획을 담은 범부처 최상위 계획이다. 이에 따라 23개 실천목표를 국내 상황에 맞게 21개 실천목표로 구성하고, 12개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현재 한반도 생물권보존지역은 14곳이다. 조 원장은 “KM-GBF와 파리기후협정은 서로 보완적이며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물권보전지역은 지구기후변화에 대한 저감 및 적응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와 기후위기(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기상청 측정결과 30년 내 최대 변화는 여름에 집중됐던 비가 가을과 겨울에도 많이 내리는 것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날씨와 기후위기(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기상청 측정결과 30년 내 최대 변화는 여름에 집중됐던 비가 가을과 겨울에도 많이 내리는 것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기상 분야에서는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날씨와 기후위기(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최 교수는 1910년부터 2010년까지 기상청이 관찰한 기록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비의 양은 늘었는데, 비가 내린 일수는 줄었다.”

최 교수는 지난해 100년간 진행된 한반도 기후변화 특징을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했다.

특히 “기상청 측정결과 30년 내 최대 변화는 여름에 집중됐던 비가 가을과 겨울에도 많이 내리는 것으로 바뀐 것”이라고 전했다. 최 교수는 “이같은 변화에 맞춰 물관리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지난 12월12일 대서특보와 호우특보가 동시에 내려진 강릉 날씨를 예로 기후변화를 설명했다. 강원 산간에 70cm 눈이 쌓인 날 인근 동해안에는 230mm 폭우가 쏟아졌다. 이같은 특이한 기상 상황이 이변이 아니라 기후위기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말이다.

1912년부터 2020년까지 기상청에서 관측한 우리나라 강수량 변화 /자료제공=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1912년부터 2020년까지 기상청에서 관측한 우리나라 강수량 변화 /자료제공=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최 교수는 “이제는 기후변화를 이변으로만 여기는 인식을 바꿔야 할 시기”라고 했다. 2014년의 경우처럼 경주시를 포함한 어디에서도 폭설이 내릴 수 있어 이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강우량 기준으로는 적은 양이지만 지난해 독일, 벨기에 일부 지역에 내린 150mm 비로 200명에 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00~150mm 비를 감당할 만큼 준비가 안돼 발생한 참사였다.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의 주요 논의 과제는 2년뒤, 10년뒤 예측되는 기후변화다. 포럼 발표 경제 위협 요소 중 기후변화 이슈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보스포럼 발표에서는 경제 위협 요소 중 기후변화 이슈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료제공=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다보스포럼 발표에서는 경제 위협 요소 중 기후변화 이슈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료제공=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여름은 98일에서 118일로 증가했다. 겨울은 109일에서 87일로 감소했다. 봄은 17일, 여름은 11일 일찍 시작된다. 1912년 기상관측 기준으로 보면 경칩은 3.3℃에서 5.4℃까지 올랐다. 동지 기온은 –0.6℃에서 3.5℃가 됐다. 이제 가장 더운 절기는 대서가 아니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한반도는 어떻게 변할까. 최 교수가 밝힌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21세기 후반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2.3~6.3℃ 상승한다. 평균 강수량은 +4~16% 증가한다. 폭염일은 최대 15~70.7일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최 교수는 “미래 극한 기후변화 전망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른’이라는 단서를 붙여 계산된 수치로 기후변화 정도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인간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생태계 서비스(태백산맥을 오르는 연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충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수는 파괴된 생태계 연결고리 복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해양생태계 서비스(태백산맥을 오르는 연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충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수는 파괴된 생태계 연결고리 복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생태계 지탱 연결고리는 에너지 순환··· 생태에너지 이동 도와야

무한성장 주장과 기후위기 극복 동시 논의는 모순

이어진 해양 부분 강연은 이충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수가 맡았다. 강연 주제는 해양생태계 서비스(태백산맥을 오르는 연어)로 이 교수는 “기후위기는 재난에서 재앙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자연과 공존해야 하는 이유를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파괴된 생태계 연결고리 복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생태계를 지탱하는 연결고리를 ‘에너지 순환’으로 표현했다. 자연생태계 복원에 대한 투자는 낭비가 아니며 복원 실패는 곧 인간의 생존 위기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가 강릉시 남대천 수중보에 갇힌 연어 성체를 위로 올려주는 작업을 하는 이유다. 이는 자연의 순환을 자연스럽게 잇는 활동이다.

“연어의 경우처럼 생태계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인간이 해야 한다.”

이 교수는 “생물자원을 앞으로도 잘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생태계 흐름 회복 논의가 시급히 진행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후변화 시대 산림과 산림과학'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양희문 국립산림과학원 과장은  "산림의 탄소흡수와 저장 능력으로 지구온도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기후변화 시대 산림과 산림과학'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양희문 국립산림과학원 과장은  "산림의 탄소흡수와 저장 능력으로 지구온도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기후변화 시대 산림과 산림과학’을 주제로 산림 분야 강연에 나선 양희문 국립산림과학원 과장은 지구 절반이 불타며 소멸하는 이미지를 참석자에 공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지구 소멸 이미지는 기후변화로 그동안 관측되지 않았던 피해가 지구 곳곳에서 이미 발생 중이라는 사실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난해 영국 대학팀이 만든 1971~2000년 평균치(℃) 대비 지구 기온변화 그래프 모습 /자료제공=양희문 국립산림과학원 과장 
지난해 영국 대학팀이 만든 1971~2000년 평균치(℃) 대비 지구 기온변화 그래프 모습 /자료제공=양희문 국립산림과학원 과장 

양 과장은 1850년 이후부터 2022년까지 기온이 점차 올라가는 수치를 기록한 그래프를 통해 지구 소멸 이미지가 과장이 아님을 전했다. 지난해 영국 대학팀이 만든 이 그래프는 1971~2000년 평균치(℃) 대비 지구 기온변화로 긴 설명 없이도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양 과장은 “앞으로 이 그래프는 기후변화 양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그래프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과장은 그래프에서 본 것처럼 급격한 기온상승 원인이 인간 활동에 있다고 지적했다. 170년간 산업활동이 없었다면 기후변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양 과장 설명이다. 산업혁명 이후 170년간 지구온도는 약 1.2℃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순위 9위다. 1인당 배출량은 7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5년간 발생한 기후재난을 보면 폭염, 풍수해, 한파, 산사태, 가뭄 순서였다. 이와 관련해 양 과장은 미래에는 풍수해가 36%, 감염병 17%, 폭염 15%, 가뭄이 1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래 고위험성 재난으로 감염병 대두가 포함됐다.

이처럼 인간이 감당해야 할 막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양 과장은 산림 역할을 강조했다. 산림의 탄소흡수와 저장 능력으로 지구온도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과장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재원으로 산림 이용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산림면적은 약 629ha로 국토의 63%를 차지한다. 잠재적인 목재 가치를 의미하는 임목축적은 172㎥/ha다.

이를 위기 극복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양 과장은 △기후변화 영향 장기 모니터링(수종별 생장과 기후요인과의 관계 규명)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산림경영과 탄소흡수원 확충) △산림재난 관리 고도화(산불·산사태 등 재난 위험 대응 : 취약지 통합 관리, 산림재해 예경보시스템 고도화) △취약 산림 생태계 보전(고산지역 상록침엽수림 등) △기후변화 적응 기술지원(기후변화에 대응한 임가 소득 안정장치 강화 및 대체작물 발굴, 재배적지 정보 제공)을 제시했다.

전문가 토론에는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를 좌장으로, 김성균 환경일보 기획자문위원장(전 국립기상과학원장), 김소연 가톨릭관동대 교수, 이충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임송택 ESG 코리아 사무총장, 강승호 국립강릉원주대 교수가 참석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에는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를 좌장으로, 김성균 환경일보 기획자문위원장(전 국립기상과학원장), 김소연 가톨릭관동대 교수, 이충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임송택 ESG 코리아 사무총장, 강승호 국립강릉원주대 교수가 참석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기후적응 위한 확실한 행동계획 드러나지 않아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는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를 좌장으로, 김성균 환경일보 기획자문위원장(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임송택 ESG 코리아 사무총장, 김소연 가톨릭관동대 교수, 강승호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참석했다.

전문가 토론 좌장을 맡은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 좌장을 맡은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 /사진=이다빈 기자 

김익수 편집대표는 토론을 시작하며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 발생 이후 기후위기로 재난이 발생하고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와 행정기관을 포함해 더 많은 각 분야별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방안으로 세미나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후위기로 누구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된 것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손해 보상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납득이 될만한 절차가 필요하고 이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국립강원원주대와 한국산림경영인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김성균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김성균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사진=이다빈 기자 

김성균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오늘 세미나는 기후위기 시대 기상, 해양, 산림 분야가 만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하는 자리로 온실가스 배출을 두고 현재까지는 완화에 관심이 더 많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제는 기후적응에 관심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적응을 위한 확실한 행동계획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산림, 해양, 농업, 수송 등 각 분야별 이해관계가 얽켜 논의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김 원장은 “배출과 감축 외에도 적응 분야에서 융합과 협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아이디어를 모아가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세미나가 실천 가능하고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액션플랜을 유도하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임송택 ESG 코리아 사무총장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임송택 ESG 코리아 사무총장 /사진=이다빈 기자 

임송택 ESG 코리아 사무총장은 “생태계 기준으로 봤을 때 해양과 육상, 산림 생태분야를 제외하면 농업과 인간이 살고 있는 도시 생태계 정도가 남는다. 오늘 주제인 기후위기 대응 기상, 해양, 융합은 가장 광범위한 주제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며 이충일 교수가 발표했던 태백산맥과 연어의 관계처럼 분야별 연계성이 높아 협력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임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협력 범위를 농업과 도시생태계까지 포함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 범위 확대 이유로 에너지와 높아지는 온실가스 농도를 들었다.

임 사무총장은 이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나 흡수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된 배출 저감·흡수량을 가치화한 탄소크레딧 중 산림탄소 크레딧이 프리미엄급 탄소감축 수단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김소연 가톨릭관동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김소연 가톨릭관동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김소연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세미나 참석 제안을 받았을 때 기후위기 시대에 기상, 해양, 산림이라는 테마를 어떻게 융합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기후위기는 이미 일상이 됐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중요한 시기”라며 “다음 세미나에서는 산림 분야 중 산불 이야기가 더 심도있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소나무가 산불 촉진제가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소나무를 베어야 한다는 견해와 베어진 소나무로 발생한 생계 어려움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맞서고 있는 상황으로 산불을 대하는 소방서와 산림청의 입장도 각자 달라 합의점을 찾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강승호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강승호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강승호 국립강릉원주대 교수는 “중앙정부가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의제를 만들어야 하지만 산림과 해양이 지역과 지자체 주민 생계와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라는 것을 전제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논의 시작과 함께 시민들이 쟁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자연생태 문해력을 높이는 일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를 위해 산림과 해양 분야를 아우르는 생태 문해력 교제 제작을 제안하기도 했다.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최재천 가톨릭관동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이충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한 이충일 국립강릉원주대 교수 /사진=이다빈 기자

“불편하지 않으면 기후변화 대응 어려워

전문가 토론 후 세미나 플로어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김진숙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센터장 /사진=이다빈 기자 
전문가 토론 후 세미나 플로어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김진숙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센터장 /사진=이다빈 기자 

토론 후 세미나 플로어 의견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김진숙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센터장은 “불편하지 않으면 기후변화 대응이 어렵다. 무한성장을 주장하며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의구심과 걱정이 함께 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기관에서 아직도 기후변화가 허구라는 등의 의견 등에 현혹되지 않도록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시민 소통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