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 기온 상승 속도보다 ‘10배’ 빨라‧‧‧ 식량안보‧건강 ‘적신호’
“2030년까지 기후 회복 실천 없을 시 지속가능한 길 모두 차단”

녹색젼환연구소 주최로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포럼에서는 각계각층의 기후전문가들이 모여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자료제공=녹색전환연구소
녹색젼환연구소 주최로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포럼에서는 각계각층의 기후전문가들이 모여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자료제공=녹색전환연구소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재앙의 판도가 바뀐 것 같다.”

녹색젼환연구소 주최로 1월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기후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 포럼에서 ‘생물다양성과 조화로운 삶’을 주제로 발표한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열린 행사는 총 3부로 진행됐으며 ▷1부: 기후위기가 만드는 세계 ▷2부: 기후위기와 경제사회 대격변 ▷3부: 2024년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각계각층 전문가들과의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기후변화가 배후가 있겠지만 생물다양성 이슈였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최 이사장은 인간은 불과 1만여년 만에 1% 미만이었다가 야생동물을 1% 남짓으로 줄여버리고 우리가 완벽하게 지구를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생동물 몸에 붙어살고 있는 바이러스가 살기 힘들어 이주하면 거의 백발백중 우리 아니면 우리가 기르는 동물이 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간, 생물다양성 줄이는 일만 반복”

그는 “자연은 끊임없이 다양화한다. 그런데 그 속에 사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다양성을 자꾸 줄이는 일만 하는 것 같다”고 우려하며, 토지의 저자인 박경리 작가의 ‘원금은 건드리지 말고 이자로만 살아라’는 말을 빗대어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지금 있는 자연 환경은 건드리지 말라”며 “망가뜨린 자연은 우리 손으로 되돌려놓고 우리 세상을 떠나야 우리 후손에게도 좋은 자연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은 “자연은 끊임없이 다양화한다. 그런데 그 속에 사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다양성을 자꾸 줄이는 일만 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은 “자연은 끊임없이 다양화한다. 그런데 그 속에 사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다양성을 자꾸 줄이는 일만 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2020년도를 기준으로 정확하게 지금 1.1℃가 상승했다. 공룡이 멸종한 6500만년 이후 자연에서도 빙기, 간빙기로 자연 스스로도 기후가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났다.

자연에서 가장 빠르게 기온이 상승되는 속도는 1000년에 1℃가 상승하는 게 자연에서는 가장 빠른 속도다. 우리 사람들은 화석연료 태워서 지금 한 100년 만에 1℃를 상승시켰다. 자연에서 가장 빠른 속도보다 10배나 빠르다. 이건 무엇을 의미할까?

‘기후위기, 파국의 시점은 언제인가’에 대해서 발제한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1980년도를 기준으로 전 세계에 극단적인 날씨가 한 200개 정도가 발생됐다고 보는데, 지금 현재는 약 900개를 돌파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작 지구 평균 기온은 1℃밖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극단적인 날씨는 지난 40년 동안 4배 이상이나 증가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호 같은 경우는 지금 현재 1.1도℃ 상승된 상태에서 이미 위험 상태다. 1.5℃까지 상승하면 산호는 75%가 멸종된다. 그다음 2℃를 돌파하게 되면 완전 멸종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인간이 바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식량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으로, 식량 같은 경우에도 1℃ 상승을 할 때마다 10%씩 곡물 생산량이 줄어든다고 예측되고 있다.

기후변화, 식량 불균형적 구조 심화

열대, 아열대, 식량이 모자라는 이런 나라들은 더욱더 식량이 줄어들 것이고 북극권에 캐나다, 러시아, 북유럽 같은 나라들은 따뜻해져서 오히려 식량 생산이 늘어난다. 이는 즉 식량이 부족한 나라는 기근이 심화될 것이고 부유한 나라는 더욱더 식량이 늘어나는 불균형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우리가 2030년까지 이 기후회복을 위한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녹색의 지속가능한 길로 갈 수 있는 모든 길이 차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우리가 2030년까지 이 기후회복을 위한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녹색의 지속가능한 길로 갈 수 있는 모든 길이 차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원장은 중요한 건 ‘2030년’이라고 봤다. 그는 우리가 2030년까지 이 기후회복을 위한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녹색의 지속가능한 길로 갈 수 있는 모든 길이 차단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후위기는 건강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자연 생태계가 변화하면 다양한 감염병도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기후위기는 대기오염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나 오존, 이런 물질들은 우리가 닿는 호흡기, 피부 등 접촉하는 부분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체내에 들어가면 온몸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상당히 많은 염증을 만든다.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 센터장은 “기후변화가 오면 기온이 올라간다”고 발언하며 따뜻한 기온은 병원체가 생존하기 좋은 조건이 되며, 숙주는 이 병원체를 물어 나르는 개체가 되는데 숙주는 쥐나 모기, 어떤 깃털이 될 수 있어 사람과의 접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발제한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는 “올해 제대로 대응 못하면 점점 더 온실가스 감축의 난이도가 증가하므로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실행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부문 ‘전력수요 감축’이 근본적 해법

산업 부문에서는 2030년 이전에 큰 감축기여는 어렵기에 자연스러운 석유화학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하다고 봤으며, 에너지 전환 측면에서 단기 계통포화로 인한 재생에너지 공급 문제 해결이 핵심으로 전기요금 정상화를 통한 전력수요 감축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정부와 지자체는 ‘규모 있는’ 녹색산업전환 정책을 통해 녹색일자리를 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정부와 지자체는 ‘규모 있는’ 녹색산업전환 정책을 통해 녹색일자리를 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금융’에 있어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는 재정 건전성 약화는 탄소중립 달성에 제약으로 작용한다며 기후투자 재원 부족으로 2050 탄소중립 달성 약속 미달을 우려했다.

재정은 R&D 지원, 전력 인프라 개선, 피해산업 구제 등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탄소세 부과, 유가 보조금 축소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필수적인 정책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는 정치적 반발 등으로 실행되지 못하는 개혁 조치들이 재정 확보 일환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와 실제 필요한 자금 간 불균형도 심각하다. 전 세계 연기금과 국부펀드의 운용 자산은 120조 달러에 달하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쓰이는 자금은 연간 1조 달러로 제한되고 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필요한 금액의 1/6 수준에 불과하다”며 개별도상국이 필요로 하는 기후투자 재원은 연간 1.5조~3조 달러로 2040년까지 15조~30조 달러의 총액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 기후위기 전망과 행동제안’에 대해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므로 산업, 일자리, 지역 활성화 전환을 통해 해결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규모 있는’ 녹색산업전환 정책을 통해 녹색일자리를 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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