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 

[환경일보] 지난해 3월 13일~19일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향후 10년 동안의 기후대응 노력으로 결정될 것이며, 수송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바이오연료의 사용을 확대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 수송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한해 약 9900만톤CO₂eq로서 전체 배출량의 13.7%를 차지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송부문에서 2018년 대비 37.8%인 3700만톤을 감축하고 2050년까지 전기차의 보급을 최대 97%까지 높여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전기차가 수송부문에서 탄소중립을 이루는 가장 이상적인 수단이기는 하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전기생산에서 넷제로(Net-zero)가 가능해야만 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또한 2023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차보급 비율은 2.1%(544천대)에 불과해 전기차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에는 많은시간과 투자 그리고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바이오연료는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중간과정에서 탄소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경제적이며, 국제적으로 공인된 탄소감축 대체연료로, 2023년 기준 전세계 60여개국 이상에서 탄소감축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 7월부터 도입된 신재생연료 혼합의무화제도에 따라 경유차에 한해 3.5%의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자동차의 48%(1230만대)를 차지하는 휘발유차량에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하는 정책도입은 미뤄지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 사탕수수, 카사바 등 식물의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탄소저감 연료로 휘발유 차량에 일정 비율 혼합해 사용할 경우 차량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2021년에 발표된 미국 Argonne 국립 연구소와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의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에 비해 44%~46%의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것이 입증됐다. 

“바이오에탄올 혼합의무화, 수송 분야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보에 도움”

2021년 9월 서울에서 개최된 기후위기와 바이오연료 심포지엄에서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학교의 스테판 뮬러 수석경제학자는 한국에서 유통되는 연료 샘플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10% 혼합하면 수송부문에서 연간 31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휘발유의 옥탄가를 높이기위해 함산소제로 사용되고 있는 환경 유해성이 거론되는 MTBE(Methyl tert-Butyl Ether)를 대체함으로써 환경은 물론 국민 건강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다행스럽게 산업통상자원부는 2022년 10월13일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방안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바이오디젤의 의무혼합비율을 8%까지 높이고, 휘발유 차량에 대해서도 2024년과 2025년에 바이오에탄올을 시범보급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2024년 2월에 접어 들었으나 아직 에탄올 시범보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향에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20년간,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정부연구기관 주도로 바이오에탄올 유통 시스템에 대한 실증연구사업, 바이오에탄올 도입 타당성평가, 차량 및 인프라 실증 평가, 에탄올 관련 기술 개발, 시범보급 등 제반 시험과 검토 결과, 바이오에탄올 혼합연료의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으므로 시범보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바이오에탄올 혼합의무화는 수송분야의 탄소 감축은 물론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시대에 자동차와 정유 산업의 연착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기차를 통한 Net-zero 시대가 오기까지 바이오디젤과 같이 바이오에탄올 혼합제도도 도입돼 수송부문의 단계적인 탄소 감축을 통해 2050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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