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협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KAIST 지속발전 담당 부총장)

김상협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김상협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환경일보] 헌법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로서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 환경권을 규정한 지 벌써 40년이 넘었다. 아직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맑은 공기를 보장하기 위해 적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18년 최근 많은 반발에도 불구, 대규모 사업장에 굴뚝 자동측정기기(TMS) 설치를 확대해 굴뚝당 오염물질 배출량이 대폭 감소(2018년 194톤→2022년 72톤)한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소형 사업장에 사물인터넷(IoT)을 부착(2023.7)하도록 의무화해 원격 감시를 통해 꼼꼼한 대기질 관리도 하고 있다. 또한 휘발유, 가스차 등에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엄격한 관리를 적용하고 있고 조기 폐차, 무공해차로 전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부문에서는 민간부도의 디지털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각 공정에서 IoT를 활용해 연료 투입량을 산출하고 연소 등 화학반응 과정을 디지털 기술로 모사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등 환경관리 기준 달성을 이끄는 데이터 기반 첨단 기술이 대형 사업장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AI)도 맑은 공기 솔루션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변동 폭이 너무 커서 관리가 어려운 소각시설에서는 ‘비전(Vision) AI’를 통해 투입되는 열량을 조절해 오염물질 배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AI 소각로로 대체되고 있다.

날씨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으로 환기를 제어, 실내의 맑은 공기와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케이웨더라는 플랫폼 회사는 이 분야를 세계 최고로 이끌겠다는 기치로 코스닥에 입성하기에 이르렀다.

민관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016년 이후 대폭 감소하고 있으며(2016년 25.8㎍/㎥→2022년 17.4㎍/㎥), 초미세먼지 생성물질인 황산화물의 배출량은 2016년 대비 48.6%, 질소산화물은 30.3% 감소(2021년 배출량 기준)하는 등 대기 환경은 개선 추세이다. 하지만 맑은 공기 정책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제 거주 공간, 활동공간, 조리 공간, 이동 공간 등 오염물질이 국민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4대 생활공간에서 인체 위해도 관리로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

아시다시피, 전 세계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행동들을 촉구하고 있다. 사실 탄소중립·녹색성장과 대기질 관리는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다. 이는 같은 배출원 관리를 포함하고 있고, 그 결과도 상호 간 공편익(co-benefit)이 발생하게 된다.

AI까지 클린에어 솔루션으로 등장, 기후테크 혁신 가속화 필요

국민 생활의 위해요소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 발전 제약,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2022년 70만 대→2023년 12월 56만 대(18.6%) 등을 포함한 계절 관리제를 시행함으로써 대기질을 개선하는 정책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줄이고 무공해차 보급을 확대함으로써 본격적인 무공해차 전환의 궤도에 올랐다(전기차 56.5만대+수소차 3.4만대, 전기차 충전인프라 30.5만기+수소 300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에너지 전환 및 효율적 사용이 핵심이며, 이를 통해 대기환경정책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에서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로 전환될수록 온실가스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대기질은 크게 나아질 것이다. 국민건강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또한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투자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게 된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연료이자 원료인 그린 수소를 생산‧공급‧사용하기 위한 기술이 곧 상용화될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그린 수소 생산에 착수했고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를 통해서, 하수처리 과정에서도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을 뽑아 석유를 대체하는 사업을 위한 탈플라스틱 클러스터가 본격적으로 착공됐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글로벌 산업 구조는 재편되고 있고 세계의 막대한 자금은 미래를 선점하는 국가를 위해 투자되고 있다. 경영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기후테크 녹색산업에 12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집중적인 기술 투자와 대담한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고 녹색성장의 주도국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를 2030년까지 감축하겠다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로드맵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인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것은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이지만, 한편 녹색산업, 기후테크에 열린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맑은 공기솔루션과 기후테크, 녹색산업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뜻이기도 하다.

맑은 공기와 탄소중립 녹색성장을 향한 대전환은 정부만의 노력으로 완성될 일이 결코 아니다. 우리 모두가 환경의 당사자인 만큼 모두 함께 참여해야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30년 외길을 달려온 환경일보에 이 지면을 빌려 감사드린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