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에서 만난
인천 제물포고 2학년 이진재 학생 인터뷰

중‧고등학교에 제대로 된 환경교육 기준과 커리큘럼 부족
차후 컨퍼런스에서 “기후위기와 교육 연결한 논의 있었으면”

‘기후위기 극복 위한 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가 열린 킨텍스 제1전시장 회의실에서 만난 인천 제물포고 2학년 이진재 학생
인천 제물포고 2학년 이진재 학생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지난해 9월 열린 기후정의행진에서 청년들은 ‘지금의 기후위기를 만든 정책 결정권자들이 이제라도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생각을 반영한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을 토로했다. 하지만 여전히 청소년과 중·고교 학생들의 생각을 듣기란 쉽지 않다.

2월21일부터 4일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 공기환경산업전에는 기후위기와 공기환경에 관심을 둔 청소년과 학생 참여가 많았다. 인천 제물포고 2학년 이진재 학생은 22일부터 이틀간 개최된 ‘기후위기 극복 위한 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에 모두 참석했다. 이진재 학생은 “평소 기후위기와 교육을 어떻게 잘 융합할지 관심을 가져왔고 기후위기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이진재 학생은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학생으로 소개했다. 공부 대신 본인이 원한 프로 바둑기사를 꿈꿨고, 중학생 때 관련 책을 보며 처음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졌다. 고등학교 입학 후 본격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진재 학생은 내년 클린에어 컨퍼런스에서는 기후위기와 교육을 연결하는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현 교육시스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환경교육 기준과 커리큘럼 부족을 지적하며, 환경 교육 전문가 인력 부족이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Q. 공기환경산업전과 클린에어 컨퍼런스 첫 참관 소감이라면

고1 입학 후 오프라인 세미나를 많이 다녔다. 공기환경산업전에서 여러 기업, 신생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친환경적 관점, 기술, 그리고 친환경 산업의 미래 발전 방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이끼로 친환경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테일 오상진 대표, 지오그리드 박동두 CMO의 상수도 문제 해결 제품이 인상적이었다.

컨퍼런스 1일차에서는 김한상 파코바이오앤그린 이끼연구소 이사의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이끼로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테일처럼 도시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사용하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일 부스 방문 후 잘 몰랐던 이끼 기술에 관심이 많아졌다. 2일 차에는 송영일 KEI 박사의 '지자체 기후위기 적응 대책' 발표가 기억에 남는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지만 기후위기 적응대책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송영일 박사의 발표를 통해 알게 됐다. 

‘기후위기 극복 위한 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가 열린 킨텍스 제1전시장 회의실에서 만난 인천 제물포고 2학년 이진재 학생 /사진=박선영 기자 
‘기후위기 극복 위한 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가 열린 킨텍스 제1전시장 회의실에서 만난 인천 제물포고 2학년 이진재 학생 /사진=박선영 기자 

중·고교에 환경 교육 전문가 부족

Q. 학교에서는 어떤 환경 교육을 받고 있나

극소수 학교에서 환경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환경 전문교사는 중·고등학교 합쳐 전국에 30명~40명 정도로 알고 있다. 재학 중인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환경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기후위기가 이슈가 될 때 선생님들의 주관적인 교육을 받기는 했다. 과학 선생님 또는 사회 선생님께 주관적인 정보를 듣기도 한다.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내연기관보다 안 좋다는 잘못된 정보를 들을 때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전기차와 수소차가 내연기관보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Q. 현재 환경 관련 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고교에 환경 교육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환경 관련 교육이 없지는 않지만 거의 지방에서만 시행 중이다. 환경 관련 공교육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논의도 잘 의뤄지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생님들이 잘못된 정보를 보고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경우가 있다. 애초 학교에 제대로 된 환경교육 기준과 커리큘럼이 없어 발생하는 일이다.

선생님들이 잘못된 환경정보를 알려주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전하는 정보를 믿게 된다. 하지만 소수의 선생님들이 하는 교육이라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선생님은 소수지만 많은 학생들이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라는 문제 해결과 적응 과정에 있어 이러한 공교육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Q. 내년 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에 추가됐으면 하는 점은

기후위기와 교육을 연결하는 논의가 꼭 있었으면 한다. 컨퍼런스에서 언급된 기후위기 문제가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고, 이렇게 부여된 동기로 기후위기 관련 연구나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후위기와 정치는 하나다. 기후위기나 사회에 기여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가 정치인이 되자는 말은 아니다. 정치인이 바뀌게끔 하면 된다. 즉 기후유권자가 되자는 말이다. 정치인이 기후위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논의의 자리가 필요하다.

잘못된 정보를 판가름하고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학교가 가짜뉴스를 제대로 바로 잡아 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학교가 무시하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동기 부여와 공교육 교육 과정을 연결해야 한다. 꼭 학생들이 기후 관련 전공자가 되지 않더라도 기후유권자가 돼 투표만으로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Q. 기후위기에 대한 궁금한 점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국회 세미나를 많이 다녔다. 한정애 의원, 김영식 의원, 산업부 차관을 비롯해 많은 의원들과 각 분야 관료들을 만나 자문도 구했다. 이 문제에 대해 건의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기후변화센터, 녹색전환연구소 같은 기후위기 관련 기관에도 찾아갔다. 기후위기 관련 기관은 아니지만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 산업교육연구소에 가서도 기후위기 관련 세미나를 듣고 마지막에 교수들을 만나 생각을 전달하고 알렸다.

이 밖에 강준구 공학박사, 민형기 공학박사, 조천호 박사, 최재천 교수, 한수원 강진희 연구원, 장유현 부장 등 교수와 전문가를 만났다. 기업 대표도 만나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를 알렸다.

Q. 이번 컨퍼런스가 어떻게 도움이 됐나

평소 기후위기와 교육을 어떻게 잘 융합시킬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기후위기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컨퍼런스가 이 부분에 도움이 됐다.

2월22일부터 이틀간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 '기후위기 극복 위한 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  /사진=이다빈 기자 
2월22일부터 이틀간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 '기후위기 극복 위한 클린에어 기후테크 컨퍼런스'  /사진=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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