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멧 사치(ahmet mete saatci) 세계물위원회(WWC) 집행이사

아멧 사치 세계 물 위원회 집행이사 
아멧 사치 세계 물 위원회 집행이사 

[환경일보] 도시화, 인구 증가, 기후변화, 특히 관개 분야의 비효율적인 물 사용으로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없으면 위생적으로 문제가 발생해 수인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물의 약 70%가 관개 용수로 소비된다.

점적 관개 혹은 작물 패턴 변경과 같은 효율적인 관개 방식을 사용하면 농업용 물 소비량을 연간 2만㎥/ha에서 4000㎥/ha로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관개 기술에는 압력 시스템과 태양열·풍력 에너지로 공급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

산업용수, 생활 하수, 농업 유출수로 인한 수질 오염은 수질, 수생 생태계, 생물다양성, 생태계 서비스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는 ‘원 헬스(One Health)’라는 개념 아래 유기적으로 연결된 인간, 동물, 환경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문제에는 의료, 환경, 공중보건, 수의학 등 다양한 보건 기관이 협력해 진행하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 같은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각 기관 간 장벽을 무너뜨리고, 진화하는 질병과 감염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해야 환경과 생태계를 더 나은 상태로 보호할 수 있다.

물은 생명이자 죽음이다. 지구의 물은 지구 생성 초기에 비해 약 4분의 1이 소실됐지만 거의 일정하게 유지돼 왔다. 기후변화는 바다 온도의 상승을 유발하고 강수량과 강수 빈도를 변화시킨다. 해수 온도 상승은 대기 중으로 증발하는 물의 양을 증가시키고, 폭풍 전선을 형성해 높은 강수량과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적어 가뭄, 흉작·기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가뭄 상황에서 지하수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지속 불가능한 물관리를 한다면 결국 염수 침입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 물 위원회(WWC) 로고
세계 물 위원회(WWC) 로고

최근의 국제적인 물 문제 중 하나는 가자 분쟁의 사례처럼 물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인류는 물의 원천을 막거나 물줄기의 방향을 바꾸거나 오염시키는 방식으로 물을 전쟁 무기로 사용해 왔다. 저수지, 상하수도 처리장 등의 수자원 인프라를 파괴하는 행위는 전쟁 범죄로 간주해야 한다.

물과 위생 관리 시설이 부족해지면 설사, 콜레라, 장티푸스 등 수인성 질병이 발생해 어린이와 노약자의 사망률이 높아지며, 인구 이동을 초래하고 난민 캠프의 과밀을 유발해 물과 위생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분쟁 자체보다 위생 부족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

세계 10차 물 포럼 준··· 지속가능개발 목표, 수질·건강 중점 

세계물위원회는 올해 5월18일부터 24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제10차 세계 물 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물 안보와 번영, 인간과 자연을 위한 물, 재난 위험 감소 및 관리, 거버넌스, 수자원 외교와 협력, 지속가능한 물 금융, 지식 및 혁신 등이 논의된다. 특히 지속가능개발목표, 수질과 건강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국가수반, 장관급, 지방 당국, 의회 및 유역 당국 프로세스와 지중해 지역, 미주, 아시아 태평양 및 아프리카 지역 프로세스가 참가한다.

제10차 물 포럼 개최지인 인도네시아 역시 다른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물 관련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도시 지역의 물 부족 문제는 인구 증가로 인해 발생한다.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과 기상이변을 초래하고, 우기에는 홍수 관리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농촌 지역에는 수인성 질병 유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좋은 수질의 안전한 식수에 대한 접근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겪고 있는 문제이며 제10차 세계 물 포럼의 중심 주제가 될 것이다.

물 문제 해결, 기후변화 적응 조치 경험 가진 한국의 협력 중요

한국은 재생에너지 투자, 탄소가격제, 기후 정책, 녹색 교통, 청정 혁신, 국제 협력 등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 에너지원에 투자하고 있다. 2015년부터 한국은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고 강력한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탄소 배출 감축 목표 설정, 기후변화 적응 조치 이행 등의 종합적인 기후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파리 협정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다. 전기 자동차를 비롯한 친환경 교통수단을 발전시켰으며 친환경 기술혁신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물위원회는 물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 조직 및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물위원회 회원국이다. 환경부,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대형댐위원회,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물포럼, 한국수자원협회, 한국수자원공사, 한-메콩물관리공동연구센터가 세계물위원회 회원이다.

아시아태평양포럼(APWF), 아시아물위원회(AWC), 아시아개발은행은 특히 세계 물 포럼의 지역 프로세스에서 매우 적극적인 파트너이다. 한국은 APWF의 ‘A 등급 회원’이다. 환경부, 외교부, 국토교통부,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경주시가 아시아물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은 아시아개발은행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속가능개발목표와 기후변화 적응 조치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물위원회는 환경 문제에 대한 노하우와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데 있어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다. 한국의 9개 단체가 위원회에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강력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다.

캄보디아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메콩강이 범람하면서 잦은 홍수 피해를 입는 등 물 관련 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캄보디아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메콩강이 범람하면서 잦은 홍수 피해를 입는 등 물 관련 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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