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연구과 임업연구사

유림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유림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환경일보] 지난 2022년 동해안 대형 산불로 울진·삼척 등이 산불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이 지역 산불 피해 면적은 서울시 면적의 41%에 해당하는 2만4940ha로 역대 최장 기간, 최다 범위를 기록했다.

산불피해를 입은 울진군은 전국 송이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이었다. 피해 산지의 약 10%가 소나무 군락지인 송이산이었다. 산불피해 주민 40% 이상이 송이 채취업 종사 임업인으로, 이들의 소득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산불피해 임업인의 소득을 보완할 수 있는 송이 대체 임산물 발굴과 버려진 산불피해 소나무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피해 임업인 소득을 단기간 내 보완할 수 있도록 재배가 쉽고 빠른 임산물인 복령을 발굴했다. 폐자원으로 처리되는 산불피해목을 활용한 재배 기술 연구도 진행했다.

우선 울진 산불피해 국유림 0.3ha를 기반으로 산불피해 소나무 단목 150본을 활용해 복령 재배 시범 연구를 구축하고 복령 임산물 표준 재배지침을 적용해 재배를 시도했다. 그 결과 2년 만에 산불 피해목에서 복령이 성공적으로 생산됐다.

산불피해목으로 재배된 복령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산불피해목으로 재배된 복령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표고버섯보다 생산액 대비 생산 단가 높아 

수입 복령 대체 효과··· 뼈 건강 증진 고함유 품종 개발

산림버섯 복령은 고사한 소나무에 침투해 소나무 뿌리에서 양분을 흡수해 자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의하면 복령은 이뇨작용, 혈당 조절작용, 심신 진정작용이 있어 경옥고, 청심원, 십전대보탕 등에 사용되는 한약재다.

면역력 강화, 염증 완화, 암세포 억제 등의 약리학적 가치가 높고, 미백, 피부노화 억제, 항산화 작용으로 한방화장품 원료도로 사용돼 산업적 이용가치가 높다.

산림청 임산물 생산조사(2020~2022년)에 따르면 국산 복령의 생산 단가는 생산액 대비 생산량으로 추정 시 1kg당 3만8685원을 형성했다.

이는 고가로 알려진 건조 표고버섯 3만6251원과 비교해도 소득품목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 위치한 산불피해목 활용 복령 시범재배 연구지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 위치한 산불피해목 활용 복령 시범재배 연구지 /사진제공=국립산림과학원

하지만 현재 복령은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다. 복령은 한약재 수입액 상위 10개 품목 중 하나(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통계)로 연평균 3천2백만 달러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내 복령 시장의 해외의존도를 낮추고 자급률을 높이고자 복령의 기능성 신품종 개발과 새로운 기능성 효능을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고령사회 진입으로 국내 노인성 골다공증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골세포 활성 물질이 고함량 함유된 새로운 품종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복령 추출물을 섭취한 골다공증 형성 동물모델의 골밀도 개선 효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산불피해 산지에서 생산된 복령 또한 골세포 활성이 높은 복령 균주를 통해 얻은 결과이다.

특히 산불 피해목을 활용한 매몰재배는 별도의 시설 설치 비용 없이 불에 탄 소나무 단목과 종균 구입비용만 소요돼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 산불피해 산지 임업인과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산불 피해목을 활용한 복령 재배기술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산불피해 지역 주민 소득을 보완하고 폐자원의 활용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더불어 뼈 건강 증진 물질이 고함유된 복령 신품종을 개발, 보급하고 기능성 산업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