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생애주기평가를 적용해 친환경적인 건설을 이끌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에서 열린 친환경건축 연구센터 개소식 워크숍에서 김종엽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생애주기평가(LCA)가 이미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환경평가수단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건축물에도 이를 적용하면 친환경적인 건설을 유도하고 환경부하를 저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과정평가(LCA)는 제품의 구성 단계 혹은 소비활동의 이전 단계에서부터 폐기·재활용 단계까지 전 과정을 포함해 평가하는 것으로 흔히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분석’이라고도 불린다. 전과정평가는 제품의 생산과정과 소비생활에서부터 사전에 자원이나 에너지의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환경오염 부하가 적은 재료의 이용과 제품의 생산에 주력해 환경친화적인 산업구조 및 생활방식으로의 전환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향에서 제시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LCA가 도입된 것은 1993년 경제정의 실천연합 환경개발센터에서 유리병 재활용 활성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부터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네덜란드·스웨덴·일본의 포장용기에 대한 전과정평가를 소개했으며, 이후 유한킴벌리는 일회용 기저귀에 LCA를 도입해 폐기물예치금 요율저감을 주장했다. 이와 같이 기업 측면에서 전과정평가의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전과정평가 최초의 예였다.
이러한 LCA는 최근 선진국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건축물의 친환경성을 평가하기 위해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만 시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건축물의 친환경 평가에 필요한 정량적 데이터베이스 및 평가방법의 미비로 친환경성을 평가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지적들을 해결할 방안으로 건축물에 LCA 도입이 논의되는 것이다. 도입이 되면 건축물은 건축물의 생산에서 철거·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전적으로 분석·평가해 공법과 재료, 공간 배치 등의 다양한 설계기준으로 활용해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적용체계를 마련하게 된다.
위의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기존에 폐기·재활용 단계에 머물렀던 환경논의가 이제는 건물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보다 넓은 범위의, 그리고 근원적인 친환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시작된 전과정평가. 이제는 건축물 설계에서 해체까지 환경평가를 하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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