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SR)을 묻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기업지속가능성(CSR)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고민거리가 됐다. ‘지속가능성’이라는 것 자체가 주관적이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누가 평가를 할 것인지, 평가 요소로 포함돼야 할 것은 무엇인지, 평가 비용 및 국가표준을 어떠한 방향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해 불분명 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평가체제를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5일 지속가능경영원이 주최한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체제 토론회에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CSR 연구센타 안병훈 교수는 “지속가능성 평가는 결국 모든 이해관계자 집단에서 나름대로 평가하고자 하고자 할 뿐만 아니라 국가별 프로그램도 있으나 점차 국제표준기구인 ISO에서 제시한 지속가능보고서인 GRI에 맞춰가고 있다” 며 “지속가능평가를 위한 표준화 노력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동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 교수는 평가체제 정립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덧붙였다. 지속가능평가 사업은 기업이 투자가 목적인지 기업경영관리가 목적인지 등 그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하며, CSR관련 정보, 자료, 데이터 수집채널을 독립화, 표준화시키는 프로그램 또는 기구가 필요하되, 이를 이용한 기업 간 적용하는 것은 목적과 이해집단의 수요에 따라 다원화되는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시장형성, 규제문화, 소비자 특성, 중소기업 등을 감안한 한국형 지침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안 교수는 이러한 지속가능 평가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공헌도 중요하지만‘회사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 발표자로 나온 서울대 경영학 조동성 교수는 “기업지속가능성 평가는 사회적 책임투자(SRI)의 기초자료가 되고, 정부의 법적 규제를 이행하기 위한 내부 지침으로 확대되어 적용되는 등 중요도가 증가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계량적 측정이 가능한 자발적 가이드라인으로 만들고자 국제적 차원 및 국가차원에서 적극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평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국제적 가이드라인의 도입보다는“한국적 경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 만들어야 한다”며 난이도 및 내용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양 중심의 지속가능경영 개념을 국내 기업환경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한국적 기업은 그 나름의 특수성이 있으므로 국내상황에 맞는 평가보고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원인이 되는 변수들을 간과하고 있는 경영성과 위주의 지표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보고서에 대한 평가과정 누락된 한계를 보인다며 전 정도 파악 및 기업 간 상호비교가 가능하도록 보고서를 평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개념이 불투명하고 평가가 형식적인 상태에머무르고 있는 시점에서 평가체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