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환경포럼(Asia·Europe Environment Forum)은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국가 간, 그리고 NGO간 환경협력을 위해 설립된 기구로 기후변화·재생에너지·에너지 안보·생명기술·교역 등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환경포럼은 올해로 4회째를 맞았으며 지난달 22일 ‘지구의 3분의 1인 아시아와 유럽이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1/3 of Our Planet: What Can Asia and Europe Do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주제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됐다.

이번 환경포럼에서는 2005년까지의 국가지속가능발전 전략 이행, 지역사회 중심의 자연자원관리, 지속가능한 교육을 위한 파트너십, 환경오염 국가 간 이동, 기후변화, 에너지 등 총 12개의 워크숍이 동시에 진행됐으며, 지속가능발전위원회(지속위) 대표단들은 ‘국가지속가능발전전략 이행’과 관련된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의 경험과 사례를 소개했다.

지속위는 경제·사회 및 환경 등 지속가능발전 원칙의 국가정책에의 통합방안에 대한 토론에서 지난 6월 대통령이 ‘국가지속가능발전 비전’을 선언한 이래 정부부처에서는 비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실천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지속가능발전(SD)이 부처 정책에 통합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정치적인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국토이용계획 등 40여 개의 주요 중·장기계획 검토과정에서 SD원칙을 통합해 오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에너지·교통·물·해양 부분의 지속가능한 정책방향을 수립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등 지속위는 SD정책 수립 및 권고를 통해 정부정책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토록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지방정부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중앙정부에서는 어느 정도 SD통합이 이뤄지고 있으나 지방정부 차원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한국은 90% 이상의 지방정부에서 지방의제를 채택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SD 통합이 이뤄지고 있으며, 또한 지방정부의 주요 개발사업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SD 원칙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세 번째로 한국의 경우 시민단체 등의 요구로 지속위가 발족했으며,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정치적인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지속위의 모든 활동에 정부·학계·기업·NGO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간의 협력과 관련해서 지난 9월 서울에서 중국·일본·몽골·필리핀 등이 참여한 ‘제2차 동아시아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NCSD) 워크숍’을 개최해 동아시아 펀드 조성검토, 동아시아 웹사이트 구축, 정례모임 개최 등 3개 분야의 합의내용을 소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느낀 점은 SD에 대한 아시아·유럽 간 간극이 크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부처 간 협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SD가 각종 정부정책에 통합되고 있고, 또한 조세·에너지·교통·국토이용 등의 분야에 SD 또는 환경부서가 설치돼 상시적인 통합체계가 구축돼 있었다.
반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유엔환경계획(UNEP), 유엔 아ㆍ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등의 지원으로 국가지속가능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나, 이행이 거의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빈곤·종교적인 차이 등으로 SD의 전파와 실현이 지극히 어렵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는 등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또한 EU 국가들은 ‘환경정보공개협약(Aarhus Convention on Environmental Information)’에 따라 모든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 2분의 1 이상이 빈곤층인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정보공개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반면 향후 아시아·유럽 국가 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서 지속위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확인한 것은 소득이었다. 지속위는 동아시아 웹사이트를 구축키로 하는 등 sub-regional에서의 주도적 역할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SD의 국가정책에의 통합사례 등 여타 국가와는 다른 새로운 접근방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따라서 지속위가 앞으로 아시아·유럽 간 SD 관련 논의에서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입장에 설 수 있음이 이번 회의에서 확인됐다.

이를 위해 지난 동아시아 NCSD 워크숍에서 결정된 동아시아 NCSD 웹사이트를 조기 구축하고, 이를 내년에 개최되는 제5차 아시아·유럽 환경포럼에서 보고해 참여 희망 국가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UNESCAP·Earth Council 등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아시아·유럽 NCSD 조정기구’ 설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의 경험을 관련 국제기구와 공유하는 등 우리의 역량과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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