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후 60여 년간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렸고 그야말로 폐허에서 기적을 일궈내는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내일의 끼니를 걱정하던, 세상에서 가장 못 살던 나라 대한민국. 이제는 그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고 어느 나라 역사에도 없는 급속한 성장을 이룬 칭찬받아 마땅한 나라가 됐다. 하지만 동시에 산업화의 급속한 성장이 이제는 우리에게 풀기 힘든 숙제를 던져놨다. 바로 ‘환경문제’인 것이다.

과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는 우리에게 커다란 환경문제를 남겨줬고 성장일변도의 산업화정책은 그것을 등한시했다. 우리나라가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것도 박정희 시절부터 몸에 배어온 성장 위주의 사고가 머리에 박혀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고 단순히 환경문제로만 치부되는 것이 아닌 인류 생존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환경(environment), 안전(safety), 보건(health). 이런 가치들은 얼마 전만 하더라도 선진국에서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고 지향하는 방향이었을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기업들에겐 그리 큰 이슈로 대접받지 못했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이슈가 이제는 일부 환경단체들과 지역주민만의 주장과 가치가 아닌 우리 기업들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유럽연합 환경장관 이사회는 전기·전자제품의 폐기물처리지침(WEEE)과 특정물질사용제한지침(RoHS)을 발표했고 지난 2월에는 온실가스 배출 억제에 관한 교토의정서가 정식으로 발효됐다. 이런 지침과 규제들은 추후 우리나라의 경제와 산업 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만약 이러한 규제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대상 기업과 국가에 가차 없는 패널티를 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즉 이런 가치들은 도덕적인 수준을 넘어선 기업의 이윤추구와 맞물리는 상황에까지 온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규제와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보다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제품의 질, 생산량, 마케팅 및 선전에만 열을 올리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환경의 가치와 자원의 보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른바 ‘환경경영’을 숙지해 앞으로는 ‘지속가능 경영’으로 변화·상승해야 한다.

이런 시점에서 HK환경방송과 한국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영혁신원이 주관하며 국회환경노동위원회·국회산업자원위원회·환경부·조달청·중소기업청·특허청·에너지관리공단이 후원한 ‘2005 대한민국 가치경영대상’이 열린 것은 아주 시의적절하고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사회적으로 기업들로 하여금 환경·안전·보건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이 가치들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작지만 알찬 행사였던 것이다. 또한 이 상은 친환경경영 및 자원보전, 에너지 절감은 물론 가치평가까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환경문제에 대해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가치경영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제정된 대회로 좋은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ESH 가치경영’을 실천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그 기업은 아마도 ‘지속가능 경영’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다. 앞으로는 환경·안전·보건에 관심을 쏟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새로운 가치에 눈뜬 기업들이 미래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할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는 ‘친환경기업’ ‘친안전기업’ ‘친보건기업’이야 말로 경쟁력 강화와 수익 극대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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