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산업공단이나 폐광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아토피 피부질환·천식 등 환경성 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환경과 보건이 별개가 아님을 각인시켜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가장 바빠진 곳이 국립환경과학원이 아닐까 싶다. <편집자 주>


[#사진1]환경보건, 과학원 “바쁘다 바빠”

“환경보건센터 개소와 관련해 벌써부터 말들이 많은 것 같아요. 최근 한 환경단체에서 거론하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로 지적된 하나하나가 단순한 비난이라기보다 나은 일을 하기 위한 발전적인 비판인 만큼 저희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언급된 모든 내용에 대해 수긍하는 건 아니지만요.”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역학과 유승도 박사는 기존에 하고 있는 환경사업과 더불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환경성 질환을 규명해 나가느라 분주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환경보건정책 10개년 종합계획 사업으로 추진되는 폐광주민 건강조사와 더불어 오는 3월에 본격 운영되는 국립환경과학원 내 환경보건센터 역시 주 관심대상으로 부각되면서 더더욱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다.

환경보건센터는 보다 체계적인 환경성 질환연구와 폐광, 산단 등 오염취약지역 건강영향 및 역학조사, 환경보건 지표개발 등을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에 환경보건 분야 석·박사급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이를 발전시켜 환경보건 전문 연구기능을 갖는 환경보건연구소로 확대·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개소되기도 전부터 말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물론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환경단체가 제기한 다양한 문제들의 결론은 한마디로 기관에 소속된 또 다른 연구센터가 환경보건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 이 말인즉슨 환경보건업무만을 위해 마련된 환경보건센터가 보다 전문적으로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독립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유 박사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부분이지만 환경보건에 있어서 아직은 시작 단계인 만큼 당장의 변화를 취하는 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전한다.
일각에서는 진정한 환경정책은 매체 중심에서 건강 중심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 역시 환경보건 원년을 선포하며 ‘매체 중심의 환경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보다 독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환경보건기관을 육성해야 하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폐광조사, 환경보건센터 몫으로

“환경보건센터가 곧 개소되지만 아직 업무가 확실히 세분화된 건 아닙니다. 보건센터가 지어지면서 현재 한창 주민건강조사가 진행 중인 폐광업무 역시 환경보건센터의 몫이 됐지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뾰족한 추진계획이 마련되지 못한 게 현 상황입니다.”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환경보건센터까지 만들어졌지만 환경보건 전문기관으로서 안정을 찾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유 박사는 폐광주민건강조사 사업은 환경부에서 추진 중에 넘겨지는 사업인 만큼 보다 세심한 분담과 계획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전한다.

“예전에도 군데군데 폐광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별 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현 상황과 여러모로 여건이 다르므로 절대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아무래도 폐광에 있어 문제가 본격화된 건 고성 폐광사건 이후겠죠.”

하지만 현재 폐광 건강조사 사업은 정부의 예산을 집행받기만 했을 뿐 세부계획이 구상된 것은 아니라고 전하며 오는 3월 중 조사 계획을 최종 완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 박사는 “이제까지 폐광조사에 있어 광해나 광산에 대한 오염도 조사는 이미 이뤄져왔던 일”이라며 “하지만 그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생겨난 만큼 관련 사업이 늦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전한다.
더군다나 업무 이전으로 광산 관련 업무 분담이 세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폐광사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사업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피해의 절대량이 적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일각에서는 당장 터지는 일에 대한 해결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서 별 문제 없어 보이고, 문제가 있어도 아주 일부에 불과한 폐광조사를 하는 게 그렇게도 시급한 일이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일부의 문제가 아님을 모두가 공감해야 합니다.”

폐광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주민의 건강조사도 곧 시행될 예정인 만큼 이러한 환경과 보건의 문제가 일부 지역, 일부 주민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모두가 인식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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