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생활 형편이 나아짐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무병장수야말로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으니까. 더욱이 우리나라에서는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바람이 이제는 질풍노도처럼 나라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무엇을 잘 먹어야 잘 사는 것일까.
답은 ‘물’이다. 우선 물부터 잘 먹어야 건강해질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물과 함께 세상에 나온다. 그래서 그 물과 함께 세상을 살다가 생명이 끝나면 우리 몸속의 물은 다 빠져나간다. 이렇게 인간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물, 인간의 건강과 떼어놓을 수 없는 물에 대한 관심은 바로 웰빙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은 일생 동안 물을 얼마나 먹으며 살아갈까. 약 60㎥(톤)의 물을 먹고 마신다고 한다. 실로 엄청난 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양의 물을 먹고 살아가지만 정작 사람들은 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의 생명 또는 건강과 직결돼 있는 물에 대해 기본 상식이나 이해가 별로 없다면 이상한 일이 아닐까. 지금부터 물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들을 차근차근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물이 우리 인체에 들어와서 흡수되는 과정부터 알아보자.
우선 입을 통해 들어온 물은 ‘식도→위→소장→대장→항문’이라는 가늘고 긴 소화관을 통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물은 소장과 대장의 점막을 통해 흡수된다. 물론 이를 위해 장의 내벽을 덮고 있는 융털돌기가 끊임없이 운동을 한다. 이렇게 해서 체내로 들어온 물은 장관(腸管)을 둘러싼 혈관망이나 임파관망으로 들어가 혈액·임파액 등과 합류하게 되고, 간장을 거쳐 심장으로 가며 혈액의 83%를 차지하게 된다.
결국 몸속에 들어온 물은 심장의 힘찬 작동에 따라 동맥을 타고 온몸의 구석구석까지 흘러가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온몸을 감싸고 있는 혈관의 그물들은 체내의 모든 세포에 수분과 산소, 그리고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각종 영양분을 골고루 운반해 주게 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쉴 새 없이 작동되는 신진대사의 결과로 생겨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인체에 유해한 각종 노폐물들은 신장과 폐를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처럼 물은 살아 있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일등공신인 것이다.

자, 그러면 물은 언제 마시는 게 좋을까.
정답은 공복에 마시는 것.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시원한 생수를 듬뿍 마셔보자. 이때 마시는 물은 밤새 위벽에 껴 있던 노폐물들을 깨끗이 청소해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위장의 활동을 촉진시키고 기능을 강화해 식욕을 돋우고 소화활동을 왕성하게 해 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위가 안 좋은 사람에게 아침에 먹는 생수는 평생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
또한 물은 내장기능을 활성화해 주는 동시에 변비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것은 변비약의 성분과 원리를 봐도 금방 그 효과를 이해할 수가 있다. 변비약이란 크게 장의 운동을 활발히 움직이게 하는 성분과 장에 있는 내용물들을 무르게 하는 성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평소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만으로도 변비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가늘고 미세한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꼭 마셔야 한다. 특히 이런 질병들은 주로 아침에 발병하기 쉬운데, 그 원인은 밤새 잠을 자는 동안 땀과 호흡으로 인해 체내의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성인의 경우 하루에 약 1000㎖ 정도의 수분이 땀과 호흡으로 빠져나간다). 다시 말해 밤새 체내에 수분의 공급은 없고 빠져나가기만 했으니 아침녘이 되면 자연히 혈액의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혈액순환이 순조롭지 못하게 돼 순환기 계통의 발병이 이때 일어나는 것이다. 협심증 환자도 마찬가지로 아침에 물을 섭취해야 증상의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처럼 물과 우리의 건강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상 후 식전에 마시는 시원한 물 두 컵. 이 물이 밤새 잠들었던 우리의 몸을 산뜻하고 깨워주고 하루 생활을 활기차게 출발시켜준다는 사실. 그러니 우리 모두 아침에 일어나면 맨 먼저 시원한 물 두 컵으로 하루 생활을 힘차게 시작해 보도록 하자.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그 다음으로는 언제 마시는 게 좋을까.
우리는 보통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는데, 식간 공복에 시간을 정해 놓고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음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아침과 점심 사이인 오전 10시 반 정도, 점심과 저녁 사이인 오후 3시 반 정도에 두 컵의 물을 마시도록 하자. 이렇게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매일 물을 마시게 되면 건강 유지에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식사 도중 물을 많이 마시는데, 이는 결코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없다. 입 안에서 잘게 부수고 곱게 씹은 음식물들이 식도를 타고 위에 들어가게 되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위액과 골고루 섞여 소화 작용이 이뤄진다.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자꾸 물을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돼 소화가 충분히 되지 못할 뿐 아니라 미처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그 다음 단계인 장으로 곧장 휩쓸려 내려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음식물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세균들이 위에서 분비되는 강력한 위산으로 제대로 살균도 안 되고 장으로 가서 장내 이상발효나 복통·설사·장염 등 소화불량의 원인이 된다. 점점 소화기능은 떨어지고 위장은 약해져서 몸에 하나도 이로울 게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밥 먹을 때 쓸데없이 물을 마시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음식은 국과 찌개 종류가 많아서 과도한 수분과 염분의 섭취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의 위장이 약하고 관련 질병의 발병률이 세계적으로도 높다는 사실은 평소 잘못된 식생활과 식습관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은 식사 전 2시간, 식사 후 2시간이 지난 공복에 마시는 것을 원칙으로 하자. 참고로 음주 전후에는 꼭 물을 마셔서 위나 간장을 보호하도록 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신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원활해져 악취나 숙취가 덜 생긴다.

그러면 하루에 어느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할까?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할 때 하루 수분섭취량은 2750㎖ 정도다. 그중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수분을 빼면 나머지 1.5ℓ 정도는 순수한 물로 마셔야 한다. 참고로 우리 몸에서 물이 1~3% 부족하면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고, 5%가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12%가 빠져나가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만큼 물과 우리의 생명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는 생명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미국 한 의학 전문지의 조사 결과를 보면 매일 6컵 이상의 물을 마시는 사람은 한 컵밖에 안 마시는 사람에 비해 방광암의 발병률이 50%나 감소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을 충분하게 섭취함으로써 방광에 있는 발암 물질의 밀도가 희석될 뿐만 아니라 잦은 배뇨로 인해 방광 세포가 소변 속의 발암 물질과 접촉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니 결국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의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의 안과학회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시력 증진과 보호를 위해 하루에 8컵 이상의 물을 마시도록 교육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동안 물에 대해 너무 무심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서양의 한 여배우는 60대가 넘었어도 30대 이상의 싱싱하고 윤기 있는 피부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 비결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통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매일 수분크림을 바르는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워지려거든 물을 충분히 섭취하라. 그리고 피부에 물을 끼얹어줘라. 흔히 일본인은 피부가 좋다고 하는데, 그들은 온천욕을 비롯해서 목욕이 일상화돼 있는 사람들이다. 오죽하면 ‘일본인은 목욕하기 위해 살고 있고, 서양인은 살기 위해 목욕한다’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생선도 물 좋은 생선이 좋고, 건강미가 넘치는 여성을 보고 ‘한창 물이 올랐다’고 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물과 건강은 동의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의 경우를 보자. 러시아 변방 코카서스의 압하지아, 중미 에콰도르의 빌키밤바, 네팔의 북쪽 티베트 근처의 훈자지방 등을 보면 한결같은 공통점이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풍부하다는 것. 그곳 주민들은 평소에 물을 충분히 섭취할 뿐 아니라 생활자체가 물을 가까이 하는 친수생활을 한다. 이를 통해 건강과 수명은 영양가 많은 음식의 식사보다도 매일 마시는 물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물은 어떻게 마셔야 할까.
물을 마시는 데도 방법이 있다. 급하게 빨리 먹으면 안 된다. 단숨에 벌컥벌컥 들이켜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보기에는 시원해보일지 몰라도 좋은 습관은 아니다. 식도를 타고 들어간 물은 곧장 체내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다. 위를 거쳐 창자 속에 들어간 물이 체내에 흡수되기 위해서는 혈액 속의 염류를 끄집어내 창자 속의 물이 혈액과 이온 농도가 같아져야만 비로소 서서히 흡수된다. 그런데 물을 빨리 마시면 심장과 신장 모두에 많은 부담을 주게 돼 몸을 피로하게 만들고 건강에도 해를 끼치게 된다(전 서울대 교수 홍문화 박사는 한 컵의 물을 3분에 걸쳐 조금씩 마시라고 권장했다).
옛말에도 목마른 나그네가 우물가에 가면 물을 곧바로 퍼주지 않고 버들잎을 훑어서 바가지에 띄워줬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맹물도 급히 마시면 체한다’는 우리 속담은 참으로 지혜로운 말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물을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10도 미만 4도 정도가 맛도 좋고 신선한 상태의 물이 된다. 물을 100도 정도로 끓이면 대부분의 세균은 죽지만 인체에 유익한 물속의 용존산소(DO) 및 각종 미네랄 등의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에 차게 해서 마시는 게 좋다. 또한 차가운 생수의 경우 암이나 당뇨병, 에이즈 등을 예방하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유명한 물 연구가 전무식 박사에 의하면 6각형 고리구조의 물이 우리 몸에 유익한데, 그가 말하는 육각수는 눈 녹은 물과 같이 차가운 물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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