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은 식품의 안전성에 직결
환경 지키는 선진 국민의식 갖춰야


[#사진1]안전한 식생활은 생명유지와 건강증진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기본적인 욕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은 아직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식품에 대한 안전 수준은 선진국의 수준에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식품의 생산·제조·유통·소비에 이르는 관련 업체들의 식품안전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치고 있다.

최근 환경 변화로 지구온난화 등에 의한 이상기온현상이나 산업의 발달에 따른 각종 유해물질의 생성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증가는 식품의 안전성 측면에서 식품의 생산·제조·유통·소비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식품관련 업체나 종사자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급속한 산업의 발전에 따라 급성 및 만성 중독의 원인이 되는 유해·유독 물질이 식품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과정에서 침입될 수 있는 기회는 점차로 많아져서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자연계에서의 유해물질의 이동 및 축적에 대한 흐름은 식물연쇄를 통해 안정한 동적 평형 상태하에서 이뤄진다. 최초 단계에서의 환경오염 물질의 농도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정도의 극미량인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화학물질 중 어떤 것은 체내에서 배설되지 않고 특정한 세포나 조직에 축적된다. 이러한 현상을 생물농축이라고 한다. 화학물질 중에는 세포 내에 들어가면 배설되지 않고 특정한 세포나 조직에 친화성을 나타내 축적되는 성질을 가진다. 세계 2차대전 후 혁명적인 살충제로 등장했던 DDT나 BHC, 그리고 PCB들의 유기염소계 화합물은 체내 지방조직에 강한 친화성을 가지고 있어서 일단 섭취하면 조직에 침착·축적돼 쉽게 배설되지 않는다. 한편 오염물질은 자연 중에서 분해·합성 등도 일부 일어나며 보다 안정한 유해물질로서 식용 동·식물에 이행해 농축된다. 지구상의 한정된 대기·물·토양이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는 것은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는 한편 식물연쇄에 의해 생물농축이 거듭되면서 사람이 먹는 식품에는 더욱 농축된 유해물질이 포함되게 되며 이로 인한 유해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오염에 의한 식품의 안전성에 위협받고 있는 일례들은 많다. 소각장 등의 굴뚝으로부터 대기 중에 배출된 다이옥신은 쉽게 분해되지 않아 대기 중에서 토양으로 침강돼 식물(농산물 등)에 축적되거나 매립지 침출수로 하천에 흘러들어가 어패류에 축적됨으로써 식품으로 이동해 우리 몸속에 축적된다. 이러한 환경오염물질은 90% 이상이 음식물(식품)을 통해 우리 몸에 축적된다. 인체에 축적된 다이옥신은 발암성·생식독성·최기형성·간독성 등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91년 3월 구미공단 두산전자에서 페놀원액이 공장에서 유출돼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 대구지역 주민들이 페놀에 오염된 식수를 마시고 두통·구토 증세를 일으킨 ‘낙동강 페놀 사건’, 일본 구마모토현 공장에서 메틸수은 화합물이 공장 폐수와 함께 배출돼 미나마타만의 어패류를 오염시켜 메틸수은이 축적된 어패류를 이 지역 주민이 먹고 신경마비 증세를 보인 ‘수은중독(미나마타병) 사건’, 1954년 일본 도야마현 지역에서의 카드뮴이 도금 및 합금 공장에 배출돼 농작물·민물고기·음용수 등의 ‘카드뮴 오염(이따이이따이병) 사건’, 1968년 한 회사에서 만든 PCB에 오염된 식용유 섭취로 인한 식중독 사건, 1986년 4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세슘 137) 노출로 인한 축산물·수산물·채소 등이 방사능에 오염된 사례 등이 있다.
또한 가정에서의 고온 난방과 공장에서 발열 등으로 인한 지구의 온난화현상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해 미생물을 출현시키는 결과를 도래했다. 예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신종 유해균의 돌연변이 출현은 또다시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 식중독균으로는 대장균 O-157:H7, 노로바이러스, 항생제 내성 슈퍼균 등이 있을 수 있다. 대장균 O-157:H7은 1995년 일본의 무순에 오염돼 이를 먹은 사람이 식중독을 일으켜 2명이 사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98년 6월 유통 중인 햄버거에서 검출된 예(식품의약품안전청)가 있다. 최근 노로바이러스는 단체급식 등에서 식중독의 주범이 될 정도로 오염돼 있지만 바이러스인 관계로 검출이 쉽지 않다.

이렇듯 식품의 안전성은 환경오염과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환경오염은 곧바로 식품으로 이동해 식품에 축적되고 오염된 식품은 우리 인간이 섭취해 결국 인체에 축적됨으로써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주고 있다. 결국 환경의 오염은 식품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것이고, 역으로 환경을 지키는 것은 식품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인간이 더 편리함과 많은 욕구를 추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서 그로 인한 대가인 셈이다. 그러나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 또한 인간이 취해야 할 과제다. 인간이 보다 나은 건강과 생명유지를 위해 안전한 식생활을 원한다면 이에 걸맞은 환경오염 방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오염 방지에는 신경 쓰지 않고 안전한 식품만을 섭취하기 원한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가정에서의 쓰레기 분리수거부터가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첫 번째 길이며, 그것이 우리 가정의 식생활 안전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식품의 안전성만을 선진국 수준에서 요구할 것이 아니라 먼저 환경을 지키는 선진 국민이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모든 정책 수립 시 그로 인한 환경오염이 없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우리의 식탁을 지킬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식품용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 제도를 운영하면서 살균소독제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고농도의 살균 소독제로 식기 등을 소독한 후 물로 씻어냄으로써 살균소독제가 그대로 환경을 오염시켰다. 그러나 최근에 최소한의 농도로 식기 등을 살균소독해 씻어내지 않아도 안정성과 유효성(살균소독력)에 문제가 없도록 살균소독제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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