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예비수준의 성격을 갖는 ‘환경성과지수’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133개국으로 대상 국가가 크게 늘었으며 뉴질랜드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어서 스웨덴·핀란드·체코·영국 등이 고득점 국가로 나타났다.
한국은 2002년 135위, 2005년 122위로 최하위권임이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올해 세계 42위라는 발표는 좋은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한국의 환경지속성이 급격히 개선된 것인지 아니면 뭔가 오류가 있었던 것인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환경성과지수는 순위보다 정보 습득이 중요
올해 발표된 결과는 2005년 환경지속성지수를 연구·발표한 예일대학과 컬럼비아대학의 동일 연구자들이 수행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환경지속성지수가 문제가 있어 환경성과지수를 개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우선 환경지속성지수는 각 국가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자연환경 조건, 환경의 질, 그리고 현재는 환경의 질이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소비나 오염이 진행되면 장래에는 상황이 나빠질 수 있는 요인,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까지 모두 반영한 것이다.
반면 환경성과지수는 더 현실적이고 행정적인 지수로 일부 중요한 환경지표에 대해 바람직한 목표를 정해서 각 나라가 이 목표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환경지속성지수는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장기적 관점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각국 정부가 행정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문제들을 실제로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환경성과지수를 만든 이유다. 이처럼 두 지수는 서로 평가의 대상과 효용이 전혀 다르다.
환경성과지수는 환경보건, 대기질, 수자원, 생물다양성, 자연자원, 지속가능에너지 등 6개 분야에서 핵심적인 16개 지표를 활용해 평가한다. 연구자들이 밝히고 있듯이 결과는 전체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각국은 결과를 통해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알아보고 문제가 많은 환경분야는 무엇이며 실행계획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해야 할 것인가를 알 수 있게 하는 유용한 정보를 얻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국, OECD 29개국 가운데 27위
환경성과지수 133개국 중 42위의 내막을 분야별로 보면 환경보건은 33위였으나 수자원은 70위로 중위권이었고, 대기질은 93위, 생물다양성은 96위, 자연자원은 123위, 지속가능에너지는 88위로 대부분 하위권 또는 최하위권이어서 종합평가가 42위라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환경보건 분야의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환경보건 분야는 음용수 공급률, 위생상태, 유아사망률 등의 기본적인 보건지표들과 대기질과 관련해서 도시의 먼지오염도 및 실내오염을 가늠할 수 있는 가정에서의 고체연료 사용비율을 평가한 것이다. 이런 지표들은 경제발전이 이뤄진 국가들은 대부분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것들이어서 OECD 국가들 대부분이 30위권 이내의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는 환경보건 분야의 세계순위는 33위라고 하나 OECD 국가들 중에서는 29개국 중에서 27위에 불과했다.

경제발전에 비해 현저히 낮은 환경지속성
환경성과지수는 아직까지는 완성된 지수라고 보기는 어렵고 정부의 환경정책 달성도를 평가하려는 시도를 갖고 개발 중인 지수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합하다. 평가를 통해 우리나라의 환경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은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경제적 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환경지속성, 또는 환경지표의 낮은 성취도가 그것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환경지수에 의한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일관되게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순위로 나타나 우리의 환경지속성에 큰 문제가 있음을 경고해왔다. 그런데 이번 세계 42위라는 것은 모처럼 정부의 환경정책 등 노력의 성과가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세계 42위가 그리 쉬운 것도 아니고 더구나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극심했던 가난으로 높은 유아사망률, 연탄 사용으로 인한 중독사고 등 힘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성과는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태는 경제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발전에 비해 턱없이 낮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번 세계경제포럼의 환경성과지수 역시 여전히 국가운영에 있어서 환경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불균형적 정책과 환경의 위기, 결국은 그로 인해 국가의 지속가능발전이 위협받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결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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