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하천들이 관리되지 않아 죽어가고 있다. 소하천의 관리 부재에 대해서는 이미 예전부터 꾸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 때문에 현재 부분적이나마 하천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비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특히 지자체들이 인력과 예산이 부족함을 핑계로 소하천 정비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소하천들이 모두 정비될 날은 요원하다.
소하천의 정비가 잘 이뤄지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관리가 전혀 없거나 미흡하다는 것이다. 현재 지방 소하천들은 해당 지자체에서 소하천정비법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규정으로만 남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규정상 농작물 재배, 쓰레기 무단투기 등 무단점용 행위를 금하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규정대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
적발하기도 어렵고, 담당 공무원이 항상 여기에만 묶여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제보자의 제보 없이는 단속이 힘들기 때문에 규정이 무늬로만 남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환경의식에 맡길 뿐이다.
그렇다 해도 지자체의 소하천에 대한 관리의지가 부족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합리화 될 수 없다. 저마다 자신이 처한 상황으로 합리화하기에 급급하지 말고 그나마 할 수 있는 뭔가를 찾는 모습을 보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소한 관할 소하천들에 대한 정화작업을 분기별로 한 번씩은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상급기관에서 하천정비 사업을 벌일 것을 공문으로 내려 보내면 답변 기한이 다 돼서 전년도에 올린 공문을 약간 수정해서 보낸 적도 있다고 담당 공무원이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니 더 말해 뭐하겠는가. 지자체의 관리 의지가 부족함을 다시 한 번 꼬집어 말하고 싶다.
하천정비 사업의 더딘 행보와 관할 지자체들의 무관심, 인근 주민들의 나 몰라라 하는 행위들이 전국의 소하천들을 멍들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환경의 사각지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쓰레기가 투기되고 각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들이 버려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가정집이나 소규모 영세업체를 끼고 있는 소하천의 경우 가정과 업체에서 발생하는 오수가 그대로 흘러들어 대부분 물의 흐름이 약한 소하천이 과도한 유기물의 유입과 정체로 녹조가 발생하고 썩는 경우도 있다.
더불어 이때 발생하는 악취가 주변 시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가져다주기까지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소하천의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직접적인 오염원인자인 시민들의 의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내가 버리면 어쩔 수 없었고, 남이 버리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이 지켜야 남도 지킨다는 생각을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시민들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당연히 관리의 의무가 주어지는 지자체들도 나서야 한다. 지자체들의 능동적인 자세와 관리의지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노력이 첨가돼야 멍들어 가는 소하천을 살릴 수 있다.
소하천이 깨끗한 하천으로 돌아오는 그날을 학수고대하며, 다시 한 번 지자체가 확고한 관리 의지를 보여주길 부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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