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방영하고 있는 '뷰티풀 데이(Beautiful Day)' 광고가 화제다. 편안한 옷차림의 배우 김주혁이 정원에 꽃을 심으며 노래 'You are so beautiful'을 흥얼거린다. 이와 함께 여자 모델로 올해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아름다운 선거에 대한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당신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방법, 투표입니다."

이 광고는 정부부처로는 보기 드물게 의류광고를 연상시키는 '티저광고(소비자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도록 메시지를 제시하다가 차츰 광고 내용을 밝히는 광고)' 기법을 통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름다운 선거라는 기본 컨셉트를 바탕으로 투표하는 날이 아름다운 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5월 31일이 선관위의 광고처럼 과연 뷰티풀데이가 될 수 있을까? 5ㆍ31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지방선거에 관심 있는 유권자가 4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선관위 관계자의 말이다.

일부 유권자들의 입에서는 어차피 당을 보고 뽑는 건데 마음에 드는 당도 없고 먹고 사는 일이 바빠 관심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피습사건으로 비상한 관심을 끄는 듯 했으나 선거 자체와 이어지는 것 같지 않다.

벌써부터 월드컵 열기는 후끈 달아올라왔다. 상대적으로 지방선거 분위기는 후보들과 정당들의 일방적인 ‘소음’처럼 들린다. 지난 대선 때 월드컵송이 선거 로고송으로 바뀌어 불리듯 이번에도 여기저기서 로고송을 부르고 있지만 유권자들 귀에는 트럭 장사꾼들의 외침 만큼도 들리지 않는 듯하다. 올해부터 새내기 19세부터 주권을 행사하게 돼 대학생들도 학내에서 “투표해요”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이들의 투표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 자못 궁금하다.

만 19세의 첫 정치 참여는 단순히 그만큼의 청소년 유권자가 더 늘어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19세를 비롯해 만 24세까지 청소년을 바라보는 각 당의 시선과 대접이 달라져 여야 각 당의 원내 정책위의장들은 청소년운동본부의 공동대표단을 경쟁적으로 만나고 있다. 과거에는 어림도 없던 일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젊은 층의 표심을 잡으려 등록금 정책 등 청소년 삶과 관련된 공약도 내놓았다. 유행가로 만든 로고송, 댄스부터 젊은 층의 입맛에 맞는 공약까지 정당들은 스무 살을 위한 이벤트가 속속 나왔다.
선거권 연령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한 살 낮아지는 데 45년이라는 반세기의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하지만 과연 이들의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 .

또 올해부터 기초의원 선거에 비례대표제가 도입돼 한 사람이 무려 6표나 찍어야 한다. 사실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정도는 후보의 면면을 그나마 알지 모르나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들까지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런 상황에 비례대표제를 위한 투표까지 해야한다.
후보자들은 사람들이 붐비는 길목과 거리에서 얼굴과 이름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일지 않는 가운데 선거일은 하루 이틀 다가오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경기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유권자들에게 선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선관위의 이색 광고처럼 “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주말 우리지역의 후보자들을 하나 하나 살피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으로 지역의 일꾼을 점찍어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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