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야말로 ‘축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월드컵으로 인한 축제 분위기를 의미한다. 방송매체는 물론 기업·병원·학교를 막론하고 축구에 대한 관심을 안 보이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어디를 가나 월드컵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빨간 옷을 입은 항공사 사원들, 머리에 붉은악마 뿔을 두른 가게 점원들, 요즘 부쩍 눈에 띄는 월드컵 빨간티를 착용한 남녀노소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마치 전생에 축구선수가 아니었을까’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런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각 기업들은 월드컵 승리 기원 플래카드를 하나쯤은 내거는 것은 기본이고 TV를 통한 광고 역시 천편일률적이다 싶을 정도로 월드컵으로 도배가 됐을 정도다. 그야말로 ‘월드컵 세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시점이다.

하지만 이맘때 한 번쯤 가져볼 법한 생각은 바로 이러한 전 국민적·전 세계적 관심과 열정이 바로 ‘환경’으로도 이어지면 어떨까 하는 점이다.

월드컵이 열리는 그 순간만큼은 전 세계인 모두가 자국의 대표팀이 승리하기만을 바랄 것이다. 오로지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승리 하나만을 생각하고 염원하며 경기를 바라보는 그 심경을 환경으로 돌렸을 때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더군다나 월드컵은 4년에 한번 오는 축구인과 그의 팬들의 날이지만 매년 되돌아오는 ‘환경의 날’은 그들을 포함한 전 세계인과 자연까지도 함께 생각하는 날이다. 물론 월드컵과는 별개로 아직까지도 환경을 파괴시키는 자와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자가 본의 아니게 양분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환경이 파괴되고 모든 국가가 사막화됐다면 과연 오늘날의 ‘월드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하지만 정작 오염된 환경을 경각하고 환경보전을 인식하기 위해 제정된 ‘환경의 날’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물론 하루하루가 환경의 날이 돼야 하겠지만 과연 환경의 날이 있다는 것조차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는지….

5살짜리 꼬마도 ‘대~한민국’을 외치며 오는 6월 10일이 월드컵 개막일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이 열리기 5일전인 바로 6월 5일이 세계 환경의 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물론 환경의 날과 월드컵을 극단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지만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월드컵 시즌만큼 이러한 관심이 환경에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국내 대표팀들이 독일로 떠나기에 앞서 미리 경기장에 마련된 투표함에 투표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더욱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치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축구와 빼놓을 수 없는 붉은악마와 관련해서도 지난날 경기가 끝난 후 붉은악마 회원들이 난잡하게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에서 모두가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바로 이런 작은 실천 하나 하나가 월드컵과 환경을 이어주는 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월드컵이 보다 건강한 ‘친환경적인 월드컵’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 번쯤 전 세계 축구인들이 환경을 살리기 위한 자선축구를 개최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게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길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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