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공기가 너무 안 좋아서….’
이는 우리가 오래전부터 빈번하게 들어왔거나 또 내뱉었던 말이다. 막연하게 공기가 안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무엇이 얼마큼 안 좋고 그것이 우리 건강에 얼마나 피해를 주고 있으며 경제적인 손해는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발표되고 있는 실제 측정값은 우려했던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지난 2004년 기준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63㎍/㎥로 뉴욕·도쿄·파리 등 세계 거대 주요도시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도권 시정거리도 12.3㎞로 전년도인 2003년보다 0.4㎞ 더 나빠졌다.

또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최근 연구한 바에 따르면 수도권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2014년까지 지금의 절반 수준인 30㎍/㎥로 낮추면 30세 이상 성인 사망자 수를 7400명까지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최대 17조5000억원의 건강 편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절반까지는 아니더라도 현 수준보다 20%만 줄여도 사망자 수가 2275명 감소하고 5조3800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하대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의 ‘임신 중 대기오염 노출과 조산’이라는 주제의 논문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출산한 여성 5만2113명을 대상으로 임신 초기 3개월간 주거했던 지역의 대기오염도와 미숙아 출산 비율을 조사한 결과 임신 초기 대기오염에 노출된 경우 미세분진에 의한 미숙아 발생 위험이 27%에 이른다. 또한 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이산화황의 노출이 증가할수록 통계적으로도 미숙아 출산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현재까지 대기오염의 폐해에 대해 보통 생활하기 불편한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던 사실에 비춰본다면 연구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도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기준도 현재 수준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위의 KEI가 연구한 내용은 현재 정부적 차원에서 추진 중인 대기질 개선 대책을 추진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성과를 예상한 값이기 때문에 현재의 계획들만 성실히 이행한다면 2014년에는 미세먼지를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오염의 문제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이산화황 등 다양한 만큼 각각의 저감 기준과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대기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의 공유와 이해를 통한 활발한 참여가 있을 때만이 정부의 정책도 그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은 누구나 짐작하듯 자동차가 내뿜는 배출가스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유자동차의 배출가스는 발암물질 등 암을 유발하는 원인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늘 문제로 지적돼왔다.

대기오염은 특정 몇몇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공존하는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내가 오염시킨 결과는 결국 나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물론 대기오염을 이유로 자동차의 판매나 운행을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는 없지만 국민 모두가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되도록 자동차의 배출가스를 저감해야겠다는 의식을 이제는 갖춰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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