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잠재적 가치를 가지는 생물자원들의 보호와 활용에 전 세계가 앞장서고 있다. 선진국들에 비해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우리는 생물다양성협약을 시작으로 고유 생물종들에 대한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내년 초 국내 생물자원에 대한 관리와 조사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국립생물자원관이 개관되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추진기획단 남재우 단장을 만나 한반도의 생물자원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사진1]국내 생물종은 10만 종
“우리나라의 생물종은 10만여 종에 이른다고 학자들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사나 연구결과에 따라 문헌상 기록된 것은 약 3만 종입니다.”
남재우 단장은 우리나라 국토가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지형적 특성상 다양한 기후에서 서식하는 생물종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또 생물종을 보호하는 정책들이 최근에야 시작되고 있어 미국·유럽 등지에 비해 늦은 감이 있다고 전한다.
현재 국내에서 발굴·확인된 생물종은 일본과 영국에 비해 33%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고, 특히 곤충 등 무척추동물은 밝혀진 것이 전무한 실정이다.

역사상 많은 생물자원 유출

“구한말 당시 이미 프랑스·러시아·영국 등지의 학자들이 들어와 식물 등을 채집해 갔고, 이 때문에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자생했던 국내 생물들이 국외의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남 단장은 역사상 많은 생물자원들이 국외로 유출됐음을 지적한다. 국내 생물종의 유출은 이 외에도 많았다. 남 단장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 학자들이 국내 생물종들을 대거 조사한 바 있고, 미군정 당시에도 많은 생물종이 국외로 빠져나갔음을 전한다. 남 단장은 또 일례로 국내에 서식하는 구상나무를 개량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고, 현재 국외에서 상당히 각광 받고 있다고 전한다.

생물다양성협약 시점으로 ‘생물주권’ 사용

“생물다양성협약의 발효로 생물자원 보유국과 신물질 개발자 간에 이익을 분배할 수 있게 됐고, 이때부터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이란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남 단장은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되면서 자국의 고유한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시점으로 우리나라도 자국의 생물종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생물자원의 명확한 현황 파악이 우선

“생물자원에 대한 명확한 현황 파악이 우선돼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생물자원이 어디에 몇 종이 분포하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것입니다.”
남 단장은 생물자원에 대한 관리와 이용을 위해서는 국내 생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 보호의 시작
[#사진2]“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 생물종들에 대한 기초자료조사, 표본수집, 연구, 정책마련 등 생물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입니다.”
남 단장은 국립생물자원관 개관을 시작으로 생물자원의 보호와 이용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며, 명실상부한 생물자원 보전·관리·연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전한다. 또한 관련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잠재적 가치를 높이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 국립생물자원관은 파충류, 어류, 곤충, 식물, 동물 등 야생동식물에 대한 정보가 수집될 예정인 만큼 각종 신약과 신물질, 유전자원 발굴 등에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 수준의 생물자원관

“외국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2010년까지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2020년까지는 동북아의 주도적 위치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며, 2030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생물자원관으로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 단장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뜻을 전하며 엄청난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생물자원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부탁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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