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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만 하더라도 싱가포르에는 껌 씹는 사람이 없었죠. 거리를 더럽힌다는 이유로 1992년부터 껌의 제조·판매를 전면 금지했으니까요.”

싱가포르 EAST(동아시아 선교학교)에서 선교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영희 선교사는 싱가포르의 정치·경제와 함께 환경정책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선교사는 CCC(한국 대학생 선교회) 소속으로 중국 장기선교에 이어 알바니아에서 영어교육을 하며 청소년 선교를 담당한 바 있으며 이번에 다종교 국가인 싱가포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잠깐 귀국한 그는 껌을 사려면 ‘껌 씹는 사람(gum user)’으로 등록한 뒤 껌을 살 때마다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있으며, 판매가 허용된 껌조차 금연 보조용이나 치아에 도움이 되는 ‘건강용’ 껌이라고 소개. 매춘은 ‘사용자 등록’이 필요없기 때문에 껌 사는 것보다 16세 소년이 매춘을 하는 게 쉽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길 정도라고.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렸다가는 벌금은 장난 아니며 공항 입국 시 담배는 1인당 개봉한 한 갑으로 제한돼 있다고 한다.

공해의 주범인 자동차의 경우도 누구나 돈만 있으면 탈 수 있는 게 아니라 자동차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자동차를 소유하게 되면 높은 세금을 내야 하는 실정이다. 소나타의 경우 6500여만원 정도가 든다나.
그는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산업화를 추진, 심각한 대기와 수질 오염문제 속에 놓여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가는 오산이라고 말한다.
석유정제, 석유화학산업, 각종 제조업이 활발하지만 이에 맞서 대기오염·하수처리·폐기물처리·악취 등 공해방지대책이 잘 강구되어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Clean & Green 정책을 바탕으로 20년간 인구 집중 분산, 교통혼잡의 해소를 통해 공해방지 정책을 꾸준히 펼쳐왔다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싱가포르 국립대에 처음 갔을 때의 감격을 잊지 않는다고 말한다.
“캠퍼스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녹색이더라고요. 덥고 습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열대 식물로 캠퍼스는 식물원을 방불케 했습니다. 나무들 다음으로 간이 책상과 의자가 언제든 공부할 수 있도록 가는 곳마다 놓여 있었죠.”

40년 전 아시아의 가난한 소국에서 출발해 세계 금융 무역시장의 허브로 우뚝 선 작은 도시국가가 선진국들이 이제사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환경문제까지 앞서 풀어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싱가포르의 힘이라고 말했다.

다종교 다인종으로 일치점을 찾기 힘들었을 이 나라가 경제개발에 집중하면서도 전체를 보는 시각과 추진력을 조절하는 절제 덕목을 밑바탕에 뒀기 때문에 지금의 성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개발 속에 환경까지 염두에 둔 것은 전체적인 절제를 통해서 나오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 선교사는 여러 가지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는 우리나라도 싱가포르를 모델로 하나하나 풀어갔으면 좋겠다며 리콴유 전총리의 유명한 말을 언급했다. “자유는 질서 속에서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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