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겨레 근본 호국·보훈 되새겨야
공동체 정신 회복… 국민 역량 결집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다했다.

6월 한 달 동안 독일월드컵 열기 속에서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태극전사의 승리를 염원했다. 때로는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단결을 봤고 한편으로는 응원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 흩어지는 무질서와 난폭도 봤다.

[#사진1]그러나 이 모두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난 행동으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다.

호국·보훈의 달에 되새겨야 할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도 월드컵 열기 속에 파묻혀 거리 곳곳에서 보훈 홍보탑과 현수막만이 6월이 호국·보훈의 달임을 알리고 있었다.

거리를 지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유심히 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봤을지….

6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월드컵 열기가 수그러든 지금이라도 차분히 나라와 겨레의 근본을 뜻하는 호국과 보훈을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지구촌은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글로벌시대로 불리는 국경 없는 세계경제 시대의 도래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삶의 모든 분야에서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안정적 질서가 아닌 근본적 변혁을 의미하는 전환기의 큰 흐름에서 우리는 국제적 규범과 질서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한편 풍요로운 한민족 공동체의 삶을 영위해야 하는 양면적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같은 소명을 달성하기 위해 물질적 개발, 스포츠를 통한 국위 선양이 중요하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겠으나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반드시 문화적·정신적 가치가 뒷받침된 물질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근검절약 정신을 대체한 물질만능주의와 충동적 욕구, 무너져 내리는 가치관과 오염된 문화, 거짓이 참을 이길 수 있는 사회풍조 등이 만연한 역리현상의 수렁에서 벗어나 성숙한 공동체정신을 회복해 우리의 잠재력과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참다운 철학과 이상을 정립해 가는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이완된 우리 사회의 성숙한 공동체의식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5000년 민족사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국난극복의 정신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보훈이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보훈이란 ‘나라를 위한 공헌과 희생에 보답한다’는 단순한 물질적 보상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과거 속에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살아 숨 쉬게 함으로써 국민의 역량을 결집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하는 나라, 그리고 겨레와 함께 무한히 존속돼야 하는 영역인 것이다.

오늘날 선진국들의 보훈이념이 하나같이 국민의 정서적 차원에 까지 이르러 보편화된 공감대를 이루고 있고,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발달된 보훈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5000년 역사 속에서 찬연히 빛을 발했던 우리의 민족문화, 주변 강국과 치열한 투쟁 속에서 더욱 면면히 피어올랐던 헌신·희생의 지고지순한 정신은 비록 가시적이지는 않으나 역사를 통해 형성된 정신적 구조물로서 살아 있는 정신이며, 이러한 정신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보훈이념’은 미래를 준비하고 전환기를 헤쳐 나가는 정신적 원동력으로 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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