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배뇨로 일상의 밸런스 파괴
자극적인 음식 피하고 좌욕 권장

[#사진1]인터넷에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제목은 ‘오줌을 눌 때 나타나는 남자들의 성격’이다.
우선 사교적인 남자들은 마렵든 안 마렵든 친구를 따라가 소변을 본다. 경제적인 남자들은 대변이 마려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한다. 호기심이 많은 남자는 옆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려고 옆만 쳐다보며 소변을 본다. 터프한 남자는 남은 몇 방울의 오줌을 털어내기 위해 변기에 치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배뇨습관을 통해 그 사람의 성격까지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그저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사실 살아가면서 배뇨의 문제는 참으로 중요하다.
소변을 볼 때 별 문제가 없는 이들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 기본적인 생활에 이상이 생기면 그야말로 고생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필자의 병원을 찾아온 회사원 박모씨(35)의 일상을 살펴보자. 아침에 장시간 전철을 타고 출근하는 그는 중간에 엉뚱한 역에서 내려 화장실을 찾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회의 도중 주변의 양해를 구하며 쭈뼛쭈뼛 일어서서 화장실에 다녀오곤 한다. 물론 이때 상사나 클라이언트의 날카로운 눈초리는 예사롭지 않다.

주말에 영화라도 한 편 볼까 해서 부인과 극장을 찾았다가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클라이맥스를 놓친 적도 있다. 이럴 때는 솔직히 극장표를 산 것이 아깝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뒤척뒤척 일어나 두 세 번씩 화장실에 다녀온다. 밤잠을 설치니 자연히 회사에서도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박씨와 같은 증상을 비뇨기과에서는 ‘과민성 방광’이라고 한다. 과민성 방광은 성인의 20%가 겪는 흔한 질환이다. 과민성 방광으로 고생하는 인구는 20대 중반부터 서서히 증가해 60~70대에 이르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과민성 방광은 노년층에서 주로 생기는 질환이 아닌가 하지만 요즘은 젊은이들도 많이 걸리는데, 스트레스나 자극적인 환경 등이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나.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는 약물요법과 자기장 치료를 들 수 있다. 우선 ‘항무스카린’ 약물을 3~6개월 정도 복용하면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된다. 이와 더불어 자기장 치료를 받으면 매우 효과적이다. 자기장 치료는 옷을 입은 상태에서 편안하게 앉아 있으면 치료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평소 골반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항문을 조이는 ‘케켈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과민성 방광 환자라면 일상생활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자극적인 음식은 무조건 피하자. 탄산음료, 매운 음식, 신맛이 나는 과일이나 주스, 커피나 녹차 등은 방광 근육을 자극하므로 좋지 않다. 이 밖에도 자기 전에,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 좌욕을 해주면 증상 호전에 효과가 있다.

여름날 저녁에 수박을 먹었거나 물이나 맥주를 많이 마셨다면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수분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가는 빈도가 너무 잦거나 소변을 참기가 어렵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을 때 비뇨기과에 들러 미리 치료받는 것이 바로 ‘나를 아끼는’ 방법이다.

*문의: 연세우노비뇨기과(1588-7565·www.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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