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환경교육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환경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아닌 비전공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도권에서의 환경교육이 진정한 목적을 발휘하지 못해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고,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환경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한국환경교육학회 최돈형 회장을 만나 무엇이 올바른 환경교육을 행하는 길인지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 주>

[#사진1]교육은 백년지대계

지난 6월 (사)한국환경교육학회는 환경교사 임용 확대와 학교 환경교육의 내실화 등 여건 조성에 대한 건의서를 국무총리 이하 각 관련 기관에 전달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입니다.”

최돈형 회장은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 초석이 되는 인재양성을 위해 100년 앞을 내다보며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현재 건의서에 대한 각 부처의 의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환경교육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당장의 교원수급문제, 학생들의 선택률, 학부모 등의 사회적 인식문제를 들어 교육을 이끌어나갈 교사임용과 환경교육 여건조성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최 회장은 현재 교육부가 학교 교육발전 차원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전한다.

비전공자 환경교육 담당 ‘문제’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환경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교사가 환경교과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과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가 환경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의 선택률이 저조하기에 환경교과 교사임용을 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선택률이 아니라 환경을 선택한 학교에서 환경전공교사가 아닌 비전공교사가 환경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선택율 저조보다 전공교사가 아닌 비전공교사가 교육을 담당하는 것이 문제라고 최 회장은 밝힌다.

“질 높은 환경교육을 위해서는 다른 교과 교사의 수업시수를 맞추기 위해 환경을 선택하고, 여러 교사가 환경수업을 나눠 가지거나, 환경수업 시간에 자습이나 다른 교과 수업을 하는 등의 파행적인 수업이 이뤄져서는 안 됩니다.”
최 회장은 비전공자의 환경수업으로 실질적인 환경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환경교과의 선택율을 높이는 것보다 환경을 선택한 학교에서만이라도 환경전공교사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환경교사를 임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부가 사회적 인식 높여야

환경의 중요성은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인식되고 있는 반면 환경교육은 그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낮은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교육부에서 사회적 인식이 낮다고 해서 환경교육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최 회장은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에서 학부모나 학교장이 환경교과를 선택하지 않고, 환경교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해서 미래의 환경과 교육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교육의 가치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최 회장은 또 전인교육과 창의성 개발, 그리고 다른 교과의 학업성취에도 환경교과는 다른 어떤 교과보다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한다.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선택학교만이라도 ‘전공교사가 교육’

최 회장은 학교교육에서 환경교육을 필수화하는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홍보하고, 환경교과를 선택한 학교에서만이라도 전공교사가 환경을 가르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한다. “교사수급 등의 문제를 고려해 새로 환경교사를 많이 임용하지는 못하더라도 권역별 순회교사를 배치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면 전공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고 학생들이 질 높은 환경수업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전공교사가 환경수업을 할 수 있을 때 학생들이 제대로 된 환경수업을 받을 수 있고, 다른 교과의 학업 성취달성 및 전인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눈앞의 어려움 때문에 중요한 것을 놓치면 안 됩니다.” 최 회장은 학교교육과 학교 환경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환경교육 여건을 조성하고 환경교사 임용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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