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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진정한 환경활동은 환경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단체 위주의 환경교육도 중요하지만 실천하는 환경을 통해 학생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가 느끼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회에서도 이를 인지해 16대 국회에서 ‘환경교육진흥및지원에돤한법률안’(이하 진흥법)이 발의된 바 있으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돼 용도 폐기됐다.

17대 국회에서도 각계에서 들려오는 진흥법의 필요성을 인식, 다시 제기하기 위해 불을 뿜고 있다. 우리의 환경교육, 그 시점은 어디에 있으며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듣기 위해 EBS 환경교육대상을 받은 바 있는 열린우리당 제종길 의원을 만났다.
<편집자 주>

▶제종길 의원 1문 1답

-환경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나는 원래 환경생태 전문가다. 그때는 현장에 나가서 하는 것만이 환경교육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호주 유학 시절 1년간 환경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받았을 때 ‘아차, 이런 것이 환경교육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호주는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잘 보존돼 있으며 민간단체, 정부, 학자, 전문가 등이 노력도 많이 한다. 결국 환경관련자들이 잘 단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교육만이 자체로 존재할 수는 없다고 본다. 서식지, 생태공간 등이 아울러져야 제대로 된 환경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96년 귀국 이후 관심을 갖고 학교, 민간단체와 함께 환경교육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나 아직 완성이 안 돼 안타깝다.

-지난 2003년 EBS 환경교육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데.
초·중·고교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설립된 ‘미래학교’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2년간 교장을 했다. 비인가 단체였고 시설도 열악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학생과 학부모를 교육한 적이 있었다.

단순히 현장에 가서 학생들이 ‘아, 자연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구나’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렇게 했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전문가를 통해 알려주는 수준이었지만 학생들이 자연에 순화되고 심성이 고와지고 사회생활에 잘 어울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그 점을 높이 평가받아 환경교육대상을 받은 것 같다.

-비영리 단체가 벌이는 환경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간단체 NGO는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강사와 프로그램이 있다고는 말 못하지만 열정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 단위의 정책이 없다는 것이다.

민간의 열정이 아니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들의 노력은 높이 사야 한다. 비영리 단체가 많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없다. 환경교육에 잠재인력이 풍부하다고 봐야 한다.

-정책담당자의 문제란 얘긴가.
그렇다. 환경부의 환경교육과가 없어지고 정부 차원에서 환경교육에 대한 인식이 낮아진 것이 문제다. 물론 제정문제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오늘이 아닌 내일의 문제다. 보험이자 담보다. 현 세대의 청소년, 이 사람들이 정책결정을 할 시기에 빛을 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투자를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 시대에는 개발의 중요성만 배웠다. 현 세대들이 극복하고 바꿀 만한 시스템이 없었다. 국가 차원에서 하기 힘든 것이 이것 때문이다. 먼 훗날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장, 국회의원, 공무원들을 효과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들의 질적 향상과 네트워크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완되면 효과가 있을 것이고 10년간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후원하면 미래는 밝을 것이다.

-일선 학교의 환경교육 미흡한 건 사실인데.
채택된 학교는 소수다. 선택하는 재량은 교장 등 교육책임자에게 있다.
우선 그들의 마음가짐이 부족하다. 또 환경전문교사들을 채택하기보다는 기존의 교사들을 이용하기에 전문성이 떨어진다. 지역별로 교과목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 환경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경우도 있다. 더 노력해야 한다. 이 역시 정책결정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산의 거산초등학교는 폐교 위기에 있었는데 환경 중심으로 새로운 교과과정을 만들어 충실히 하고 학생들의 인성·학업 모든 면에 앞장선 결과 정식학교로 재인가 되는 좋은 소식이 있었다. 감명 받았다. 학교 현장에서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즉 교사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본다. 교사 스스로 노력한다면 학생들의 질 좋은 환경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환경교육진흥및지원에관한법률안, 왜 안 되나.
16대 시절 이 법이 진행됐다. 깊이 참여는 안했으나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다. 법안이 통과 안 돼 폐기됐다. 17대 국회에서는 아직 안됐다. 불과 3~4년이지만 환경교육학회 중심으로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부 수정한 것이 한나라당(배일도) 의지를 표명한 적이 있다. 그런 노력을 한 사람들로부터 빨리 처리해 달라는 건의를 많이 받았다. 보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기 때문에 보완과정을 기다리고 있다.

민간에서 환경 교육하는 것을 일종의 자격제도로 하는 인증 제도를 만들어 놓고 문제점을 보완하면 복잡하기 때문에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올해 안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만약 올해 안에 안 되면 내년에도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해야 한다. 특히 정치적 색깔을 띤 법이 아니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발의해도 꼭 참여하겠다.

-16대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된 이유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나 아마도 인증제도와 여러 환경교육 촉진에 대한 정책적 부담 때문일 것이다. 정부에서도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다. 상임위에서도 통과되지 않았다.

배일도 의원의 안과 학계의 안과 다른 안이다. 제출이 안 된 것으로 봐선 아직 제대로 보완이 안 된 것 같다. 배 의원의 안이 아니고 학계, 민간단체의 안이 제기되면 이것이 발의되는 시점이 중요하다. 17대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희망한다.

기본 틀은 같다. 16대 때의 법을 약간 보완하고 많이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직 상임위에 제출되지 않았다. 활발하게 기울이는 것 같지는 않다. 환경교육학회 중심으로 벌이는 토론의 안을 존중할 것이다. 보완에는 참여하지 않고 진척 상황만 보고받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정부의 철학 부재가 문제다. 철학적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뚜렷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

국민이 정부가 환경문제에 대한 의지가 약해보인다고 느끼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또한 지방에서의 환경문제는 지자체가 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대응이 어려워 마치 방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엔 물·공기 등 매개체 중심으로 사안을 다뤘으나 참여정부는 생태계, 사람, 동·식물 등의 수용체 중심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은 잘한 것으로 본다. 굉장한 패러다임의 변화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나 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정책결정자의 강한 의지가 더욱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잠재가치를 높이는 투자정책을 위해 효과적 제정투자가 필요하다. 정치적 문제 때문에 환경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도 있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환경정책을 통해 새로 시작하는 것은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사실은 자연을 없애고 건물을 지으면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연을 아쉬워한다. 인간은 이 같은 이중적인 사고를 하고 있고 이것이 문제다.

생물다양성과 환경이 집값을 높이는 선진국형 지가 상승이 돼야 한다. 자연과 숲, 기타 하천 등이 있어야 그 지역의 삶의 질이 높아져 잠재력이 생겨난다. 환경과 경제와 역행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환경이 곧 경제력이라는 시점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그 부분을 강조해 나가면 잠재적 성장이 이뤄지고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환경교육을 통해 이것이 곧 국가자산이자 영원토록 갖고 가야 할 국가 잠재력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자연 속에 나가본 사람이라면 자연의 오묘한 원리를 자연히 취득할 것이다.

좋은 자연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에서 좋은 과학자가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자연을 만들어 주는 것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교육이 될 것이다.

<이준기 기자·방송=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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