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양적 충족보다 질적 추구가 높아짐에 따라 우리 주변공간을 더욱 아름다운 공간으로 창출시키는 조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환경조각가 이상만씨. 서울시 강남구 역상동에 위치한 ㈜예술의 도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0년 전과 비교해 환경조각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쩍 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환경조각에 대한 수요는 10년 전만 해도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앞으로 국민 1인당 소득 2만 불이 넘으면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주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조각으로 승화돼 나타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 환경조각은 이와 같은 특수성 때문에 순수조각과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대학에서 건축과 환경자원을 전공한 그는 환경조각과 순수조각의 차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환경조각은 5가지를 충족시켜야 해요. 우선 조각이 만들어지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죠. 순수조각과는 달리 환경조각은 주변 환경과 조화가 될수록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어요. 두 번째로 작품의 주제가 밝아야 해요. 환경조각은 공공재로서의 성격도 띄기 때문에 어두운 주제보다는 사랑·희망과 같은 밝고 경쾌한 소재를 택하는 것이 필요하죠. 또 많이 사람들이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쉬워야 하고,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안전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하면서 상징적이어야 해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죠. 순수미술의 경우 작가는 특정한 성격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러나 환경조각의 경우 각각의 주변 환경에 따라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성격도 다양하고 주변 환경을 잘 나타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주 복잡하죠?”

주변 환경의 이해를 바탕으로 ‘응축된’ 상징을 만들어내는 그는 자연에서 소재를 찾기도 하는데,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역에 가면 ‘꽃’을 소재로 친수공간을 만든 환경조각이 있다.

[#사진4]2003년 3월에 설치된 이 작품은 스테인리스스틸로 꽃을 만들어 물이 떨어지는 공간에 두고 물에 흩어지는 꽃잎을 공간에 설치해 장승, 소나무, 벽천이 어우러진 멋진 공간을 연출했다.

서울 성동구 군자료 수변공원에 막대 모양의 화강석이 길게 쭉 세워진 것도 그의 작품이다. 세워진 화강석 주위로 분수가 솟아오를 때가 가장 장관을 이룬다.

[#사진5]작품을 하나하나 설명하던 그는 향후 한국건축의 고유한 특성을 살린 조형작품도 적극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건축 주변의 환경조각 작품을 할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은 모든 주변 환경에 대한 설계가 끝난 후 작품을 맞춰야 한다는 것.

“앞으로 환경조각은 건축설계 단계에서 제작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환경과 더욱 조화를 이룰 수 있겠죠?”

환경과 조각의 첫 만남을 만들어나가는 이상만 작가. ‘환경’이 넓은 의미에서 우리 주변 환경의 모든 공간을 이야기한다고 볼 때 그도 환경과 문화를 조화시켜 나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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