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을 겨냥해 상영을 시작한 영화 중에 ‘잘 살아보세’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산아제한 정책을 코믹하게 다뤘는데, 우리는 이제 산아제한정책은 고사하고 출산촉진정책을 발표할 만큼 한 가정에 한 아이가 당연시되는 시대가 됐다. 아이들은 가족이란 말의 의미가 무색해질 정도로 함께 나누고 함께 느끼는 생활에서 점점 더 멀어지며, 가족 안에서도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긴 추석 연휴 기간은 가족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라날 아이들에게 가족이란 어떤 것인가를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외국에서나 들어볼 수 있던 ‘축제’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게 됐다.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가 전국 방방곳곳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와 시간의 제약으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각 지방의 축제를 가족은 물론 지금까지 잊고 지냈던 많은 친지들과 함께한다면 유난히 긴 연휴 기간 동안 고향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도시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고향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축제들을 각 시도별로 소개하고자 한다.

부산 비엔날레 (9월 22일 ~ 11월 25일)

부산의 자연에 녹아든 예술, '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예술

[#사진2]부산에서는 지금 한창 부산비엔날레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는 격년제로 열리는 축제인데,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1월 25일까지 ‘어디서나’라는 주제로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는 크게 ‘현대 미술전’ ‘바다 미술제’ ‘부산조각 프로젝트’ 세 개의 테마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바다 미술제’는 부산의 상징인 해운대를 배경으로 ‘어디서나’라는 주제에 걸맞게 백사장은 물론 거리 곳곳에 조각품을 전시하고 있어 이번 축제는 자연이라는 공간과 함께하는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사진3]‘부산 조각 프로젝트’ 는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을 실행해야 하며, 자연은 인류의 정복 대상이 아니라 인류가 그 품 안에서 평화롭게 살아가야 할 대상이라고 말하고, ‘대지에의 경의’라는 주제로 부산 APEC공원에서 조각 작품을 전시 중이다. 가족·친지와 함께 공원을 산책 하면서 자연과 함께 의미 있는 조각품들을 감상한다면 기억에 남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광주 왕실도자기 축제 (9월 22일 ~ 10월 3일)

관람객의 손으로 직접 빚은 조선 백자의 빛깔

[#사진4]광주에서는 한창 왕실도자기 축제가 열리고 있다. 3일까지 계속되는 광주 왕실도자기 축제는 조선왕조 500년간 왕실의 어기를 생산한 사옹원의 분원이 설치됐던 조선 백자의 본고장인 광주에서 열리고 있어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축제는 물레 성형 시연과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도자기 만들기와 흙 높이 쌓기, 항아리에 소원 쓰기 등 아이들과 함께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드는 소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또한 연휴 기간인 1~3일에는 오전 오후에 걸쳐 승남도 놀이, 유객주 놀이, 대형 윷놀이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가 펼쳐져 전통 도자기 체험은 물론 추석의 기분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사진5]

금산세계인삼엑스포 (9월 22일 ~ 10월 15일)

내 손으로 직접 뽑아보는 생명의 뿌리 '인삼'

대전에서는 “생명의 뿌리 ‘인삼’ 그 가치의 재발견”이라는 이름으로 금산세계인삼엑스포가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충청남도 금산군 금산읍 신대리 국제인삼유통센터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금산세계인삼엑스포에서는 자연과 인간, 건강과 미래가 만나는 ‘지구촌 최고의 건강이벤트’라는 의미를 가지고 학술, 교역,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사진8]특히 2006금산세계인삼엑스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인삼 캐기 체험은 오는 15일까지 금산군 부리면 신촌리에서 열린다.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로 인삼 캐기 체험 20분, 왕복 이동에 40분 정도가 걸린다. 엑스포 행사장 정문 인삼호텔 앞에서 버스가 다니며, 그 전에 출발지점 및 행사장에서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아이들과 함께 땅에 있는 인삼을 직접 뽑아 보는 것은 도시에선 느껴보지 못한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 밖의 공연으로는 해외전통 민속공연이 3~6일, 그리고 11일에 각각 열리고, 한가위 특집 중견 트로트 가수 공연과 한가위 특집 민속놀이 체험 한마당이 8일까지 실시된다

진주 남강 유등축제 (10월 1일 ~ 10월 12일)

밤하늘을 가득 밝힌 수 많은 등에 소망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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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에서는 1일부터 12일 까지 진주 남강 유등축제가 열리고 있다.
진주에서 남강에 띄우는 유등놀이는 우리 겨레의 최대 수난기였던 임진왜란의 진주성 전투에 기원하고 있다.
충무공 김시민 장군이 ‘진주대첩’을 거둘 때 성 밖의 의병 등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풍등(風燈)을 하늘에 올리며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 전술로 쓰였으며, 진주성 내에 있는 병사들과 사민(士民)들이 멀리 두고 온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이용한 것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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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소망 등 달기, 소망 등 띄우기, 세계 등 및 한국의 등과 전시 창작 등 전시와 같이 등과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밤에 환하게 밝혀진 수많은 등을 보고 있으면 2006년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남강 유등축제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일에 이어 3·6일에도 불을 환하게 밝힌 수많은 등을 배경으로 불꽃놀이가 있을 예정이니 놓치지 말고 가족과 친지 모두와 함께 아름다운 진주의 밤하늘을 마음껏 감상하길 바란다. 진주 남강, 남강 둔치, 진주성 등 진주시 전역에서 행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유난히 긴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 아이들은 친척 형·언니와 손을 잡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각 지역의 특색을 마음껏 살린 축제를 찾아보자. 아이들은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고, 어른들은 도심 속에서 숨 가쁘게 살아가며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고향의 향취를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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