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문화가 없는 환경은 단편적이며 재미없어 지속성을 가지지 못합니다.”
전시기획가 백기영씨는 환경운동이 단순히 생활 쓰레기를 줄이자거나 하천을 깨끗이 하자는 외침이나 캠페인에서 그친다면 거기에서 그칠 뿐 지속성을 갖기 힘들다고 말한다. 깨끗해진 강에는 또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고 또 사람들이 몰려오면 강은 오염될 것이고. 악순환만 계속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환경운동이 예술운동으로 이어져야한다고 역설한다. 그 예로 2004년 시도하고 있는 안양천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안양천 프로젝트는 도심하천인 안양천과 주변 생활 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공공미술, 자연생태미술을 ‘하천을 따라 흐르는 예술’로 개념화해 안양천에 예술의 옷을 입힌 실험 예술제. 2년마다 계속 열린다.

안양시 석수동 일대를 휘감아 돌며 흐르는 6킬로미터 구간과 스톤앤워터, 석수역, 관악역, 안양역, 광명고속철역 일대에서 펼쳐져 공공예술을 펼치는 장인 동시에 자연 환경운동을 문화예술 환경운동에 접목하기 위한 마당이었다고 소개.

“환경 문제는 자연 환경의 파괴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생활 환경의 파괴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자연과 인간의 화해와 이해가 필요하며 예술을 중계자 삼아 상상력이 흐르는 예술하천 등이 필요합니다.”

2004년 처음 열린 안양천 프로젝트는 안양천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안양천 살리기의 문화적 대안을 제시한데다 환경운동과 미술운동의 성공적 결합의 사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환경운동과 예술운동을 결합하는 실험의 장이 됐었다.

안양천 정화를 위해 연현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EM 흙공 던지기, 얼음조각 퍼포먼스등이 열렸으며 안양역 인근에 자리한 삼덕제지 공장터에서는 안양 챔버 오케스트라 브라스 앙상블의 연주가 있었다. 안양천 연현마을 앞에 놓인 다리는 예쁘게 도색돼 무지개 다리가 됐고, 물 속에 설치된 작품인 수상조각, 공장 상징물이 굴뚝에는 인물 조상들이 설치되는 등 안양천과 이 곳을 둘러싼 폐허들이 예술 작품들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안양천은 한강으로 흘러가고 예술가들의 상상력은 안양천을 따라 도시 일상 속으로 흘러들어갔다고 말한다.

앞으로 안양천에 자연과 예술이 어떤 형태로 공생할 수 있을 지 두고 봐야하겠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에 대한 예술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그는 김정호선생의 대동여지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토를 여행하면서 기록을 담아낸 예술여행 ‘생명의 땅 프로젝트’로 지난해 개인전을 열어 화제가 됐었다.

또 독일 유학시절, 70년대 광부로 독일로 건너와 독일에서 제2의 고향을 만들어가고 있는 한 동향인의 삶을 그린 그의 비디오 작업 ‘비오는 정원’은 이방인의 인생사, 자신만의 새로운 고향을 찾는 이야기로 인간존재의 한계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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