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문화의 달이고 20일은 문화의 날이다. 이를 전후해 지역마다 특색 있는 문화행사를 다채롭게 열고 있다.

이를 즈음해서 많은 소시민들이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문화행사로 발길이 바쁜 나날을 보낼 수 있으며, 문화적 소양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때를 맞춰 환경과 관련된 문화행사가 동시에 많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문광부 소속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및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축제·공연·전시 등 다양한 57개의 주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16개 시·도 지방자치 단체에서도 397개의 문화축제로 풍성한 10월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문화의 날 행사는 사흘 간 제주의 중심지인 제주시청 광장 일대를 중심으로 제주 섬 곳곳에서 열린다. ‘신화의 땅에서 문화의 바람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24개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문화행사를 통한 체험만한 것이 없다. 이런 맥락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문화의 달을 맞아 환경보호를 위한 문화행사 개최를 제안하는 것이다.

문광부만의 행사로만 보지 말고 환경부와 환경관련 단체들이 나서서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아직까지 뚜렷하게 환경부에서 문화의 달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행사를 찾아보기 힘들어 아쉬운 심정이다.

물론 국정감사 즈음해 또 다른 무언가를 병행한다는 것이 무리가 될 수도 있겠으나 환경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인들 못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 문화의 달에 환경이 접목된 문화행사를 병행하는 게 좋을까. 그 이유를 들자면 환경과 문화를 접목시켜야 친환경적 세상을 꾸려나가는 데 상당한 힘을 받을 수 있고, 시너지 효과도 확실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에는 많은 이들이 동감하고 있다.

요즘 다수의 시민단체와 지역의 풀뿌리 환경지킴이들은 자신들이 기존에 펼쳐왔던 ‘사건과 이슈’ 중심의 환경보호운동이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나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손쉽게 환경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연극, 영화, 미술, 웰빙, 생태체험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의 연계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사회적인 마인드가 환경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 실생활 깊숙이 파고들진 못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진정한 지구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간들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 자연스레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이 내재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에 환경적 요소를 접목해서 ‘환경문화(envi-culture)’라는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고, 시민들의 문화생활 영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길 바란다.

내년 이맘때는 자리 잡은 ‘환경문화’ 장르가 문화의 달을 맞아 풍성한 행사를 여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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