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한 인터넷신문 초청강연에서 시민운동을 요즘 기업에서 냉장고 만드는 일과 비교했다.

냉장고를 만들 때 매년 다르다는 것이다. 디자인이 다르고 기능도 한두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요즘은 주부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꽃 그림도 새기고 흰색과 회색 등 무채색 일변도이던 것이 빨강·검정 등 다양한 색을 시도한다. 유명 디자이너가 냉장고 제작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는 시민운동도 냉장고 만들듯 끊임없이 변화·발전해야한다고 말한다.

정권이 바뀌면서, 어느 정도 민주화가 되면서 시민단체가 아젠다를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그는 시민운동을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행위로 정의한다. 과제가 없는 시대는 없기 때문에, 이슈가 없는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금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해결해야 할 아젠다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단지 현재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다 치밀하게 삶을 관찰하지 않는 게으름 속에 아젠다를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그는 또 시민운동은 무한한 블루오션이라며 청년들의 실업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외국에는 있는 직업을 눈여겨보라는 것이다. 일본만 해도 우리의 2배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청년들이 공공의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10년을 가지고 몰두하면 먹고 살게 있다는 말이다. 10년 후를 내다보라며 현재 사회적 기업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는 ‘보이지 않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으며 시민단체와 비영리단체를 위한 프로그램,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앞으로 더 요구될 것이라는 것이다.

시민운동은 무정형의 일로, 짜여진 공간에서 부속품처럼 일하는 게 아니라 사회의 절박한 과제가 뭔가 찾아서 황무지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뜻을 세우고 사람을 모으고 자금을 모으고 뭔가를 하면서 세상을 바꿔놓는 일을 시도할 것을 강권한다.

백수연대를 만든 사람처럼 시민운동이 일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업률이 낮아질 줄 모르고 매년 증가하고 있는 요즘 박 상임이사의 말은 어느 때보다 설득력 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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