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내외에서는 대북제재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는 대북경제 제재에 초점을 맞춘 유엔 결의안이 통과됐으며,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대한 한국의 직접적인 참여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또 한국이 북한 포용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던 ‘햇볕정책’에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대북경제 봉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햇볕정책의 일환인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철회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북경제 봉쇄에 대해 북한은 더욱 고립되고 있고, 경제적 상황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북한이 선택할 것으로 생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이다. ‘어차피 망한다면 같이 망하겠다’는 식의 극단적인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PSI 유보, 금강산 관광과 개성사업 유지를 하는 이유가 바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다.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 그러나 실감하는 국민은 많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당사국보다 주변국에서 위기의식을 더 느끼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가 될 것이다. 국가를 버리지 않는 이상 내 집, 내 마당이 불타게 되는 것이다. 6·25전쟁 이후 어렵게 이뤄놓은 ‘한강의 기적’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 전쟁, 단 한 번으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안전불감증’에 걸려 있다.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몇 번의 위험이 있었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는 식의 발상이다. 특히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가 사회 주류를 이루면서 전쟁에 대한 막연한 생각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먼 중동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서 당장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자는 말은 아니다. 사회적 불안감을 극대화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별일이야 있겠어?”하는 생각, ‘전쟁, 언제라도 막을 수 있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국가 전체가 ‘안전불감증’에 빠질 위험이 있다.

위기의식 속에서 그에 합당한 전략과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면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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