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하기 위한 연구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과학기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연구소 내 부지에서 ‘지하 연구시설(KURT: KAERI Underground Research Tunnel)’ 준공식을 갖고 시설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KURT는 향후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이 건설될 경우에 대비해 개발 중인 한국형 처분 시스템의 타당성과 안전성 적합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기초 연구시설이다.

KURT는 1997~2002년간 과학기술부의 원자력중장기 연구결과 고준위 폐기물 기준처분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03년 1월 한국원자력연구소 부지 내에 기준처분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시설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사전 부지조사와 시설 설계를 마친 뒤 2005년 3월 지하처분 연구시설 건설에 착수해 1년8개월 만에 준공식을 갖게 됐다. 총 사업비 34억 원이 투입됐다.

KURT는 원자력연구소 부지 후면 산 중턱에 폭 6m 높이 6m의 말굽형 단면으로 굴착된 총연장 255m의 지하터널로 지표로부터 90m 깊이의 화강암반 내에 위치하고 있다. 180m 길이의 진입터널과, 처분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모듈 75m(좌측 연구모듈 30m·우측 연구모듈 45m)로 이뤄져 있다.

KURT는 향후 고준위 폐기물을 지하에 처분하는 경우에 대비, 지하수의 흐름 등 심부 지하환경에서 각종 물질의 거동을 실험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환경오염 우려가 없는 일반 염료와 소금물(NaCl) 등을 사용하게 된다. 시설 내에서 고준위 폐기물은 물론 어떠한 방사성 물질도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현행법상 ‘일반 시설’로 분류돼 방사성 물질의 진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관계 기관의 인허가 조건에도 명시돼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운전 중인 원전은 20기로 2005 년말 현재 원자력 발전소 4개 부지(고리 영광 월성 울진)에서 연간 700여톤의 고준위폐기물이 나오고 있어서 향후 예상되는 폐기물처분 시스템 구축 등과 관련해 처분의 안전성 확보를 현상학적으로 입증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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