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지난달 20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원장 최갑홍)에서 소장·전시하고 있는 근대기(1902년-1945년) 국가표준 도량형기 154건 331점을 문화재로 등록예고 하였다. 이번 문화재 등록 예고는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근대 도량형기의 중요성과 표준의 역사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영구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신청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도량형기(度量衡器)란 길이와 부피, 무게를 측정하는 도구로서 ‘도(度)’란 자로 길이를 측정하는 것을 의미하며, ‘양(量)’은 되로 부피를 측정하는 행위, ‘형(衡)’은 저울을 이용하여 무게를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행위는 사람들의 각종 생활에 큰 영향을 주며 이 같은 기준이 없을 경우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하여 어느 나라이든 ‘표준’을 정하여 사회에서 통용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도량형이 지역마다 달랐다. 조선시대에는 이러한 도량형을 정비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항 이후 근대적인 도량형을 도입하기 위하여 1902년(광무 6년)에 평식원(平式院)이라는 담당 관청을 설립하여 서양식 도량형제(미터법)를 일부 채택하고 1905년 3월 21일(광무 9년)에 이것을 바탕으로 대한제국 최초의 법률 제1호로 도량형법을 정하였다. 이처럼 당시 고종은 법률 제1호로 도량형법을 제정할 정도로 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으나 새로운 도량형이 정착되기까지는 그 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러한 근대기 도량형 제도의 변천을 실물(유물)로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도량형기들이다. 모두 당시에 ‘국가의 표준 도량형 용기’ 또는 사회에서 사용하는 도량형기를 단속하는 표준기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으며 아울러 당시 생활 모습 및 정부의 계량기 관리 제도를 알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이번 예고는 좀 더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을 문화재로 등록, 보존하기 위하여 2005년 7월 28일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한 이래, 본격적으로 근대동산유산의 등록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에서는 등록 예고된 근대문화유산에 대하여 30일 동안 문화재의 소유자·관리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근대동산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통하여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보존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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