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톨릭환경연대는 1993년에 가톨릭환경연구소로 출발해 99년 4월에 지금의 가톨릭환경연대로 개칭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환경을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활동은 책임이나 의지 혹은 개인적인 신념 말고도 궁극적인 방향을 이루는 어떤 구심점이 없었다면 이처럼 꾸준하게 지속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시민사회운동에 있어 천주교가 우리 사회에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창식 가톨릭환경연대 사무국장을 통해서 환경과 가톨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사진1]“그린벨트의 환경 및 생태계의 파괴가 우려되고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도 없는 골프장 등 위락시설의 건설보다는 수십 년 된 소나무 숲을 지켜 테마파크와 수목원 등으로 가꾸는 것이 오히려 지역과 자연이 상생하는 길입니다.”

계양산 골프장 건설 문제와 문학산의 군부대 이전 등 인천지역의 환경과 관련한 문제들과 해결해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이미 꿰차고 있을 정도로 권 국장은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었다.

가톨릭은 성서의 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환경에 대한 메시지도 당연히 교리 안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것을 토대로 이해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권 국장도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만드신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을 잘 보전하는 것은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의 당연한 의무”라고 설명하고 “인간의 과도한 욕심과 오만이 환경파괴와 생물들의 멸종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 등의 생명체는 물론이고 모든 세상이 하느님의 창조물이기 때문에 모두가 소중한 존재로서 화해와 상생의 길을 통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성서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또 권 국장은 “만일 하느님이 인간만을 사랑했다면 노아의 방주에서 인간만을 배에 태운 채 다른 생물들은 재창조하셨을 것이다”라며 이는 인간에게 모든 것을 잘 보전해가도록 한 것이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사실 성서에서 ‘가서 (자연을) 다스려라’ 하는 구절이 서구사회에서 ‘자연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돼 환경파괴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권 국장에 따르면 “성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성서가 쓰인 시기의 역사·문화적 배경과 지리적 관점까지도 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시 유대지방은 척박한 사막지역으로, 사람이 살기에 매우 힘든 환경으로 후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한 말이며 이는 정복자보다는 자연과 융화하는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가톨릭도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지만 일반 시민사회단체와는 차별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성서적 교리에 바탕을 두고 활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 성당에 흩어져 생활하고 있는 일반 신자들과 활동을 함께할 때 종교단체로서의 힘이 생겨납니다.”

그는 우선 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의식을 갖출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가 전체적인 문제에 대한 활동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에 따라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전국 교구별 환경사목조직과 성당별 환경분과가 활발하게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강화·시흥, 김포 등 인천교구에만 100여 개의 본당이 있고 일부에 환경분과가 있지만 아직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거나 아예 없어진 경우도 있으며, 있어도 유명무실한 곳도 있다. 실례로 초창기에는 ‘아나바다 가정’과 같이 모범적인 활동이 이뤄졌던 사업이 일반 신자들의 참여로 확대되지 못해 현재까지 지속되지 못하기도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권 국장은 “직장인·학생·주부 등 일반 신자들의 참여를 위한 게시·공고를 통해 중앙으로 집중시키는 차원의 수동적인 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실질적인 삶속에서 환경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삶을 담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했다.

“인천은 아직도 환경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고, 생활환경과 관련한 조사 및 통계에 있어서도 전국 대도시들 중에서 하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환경보전을 위해 3%의 사람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이에 미치지 못한 듯합니다. 그 부족한 부분 만큼 더 열심히 활동할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인천시청 앞 계양산 골프장 반대 천막농성에 가봐야 한다는 권 국장은 교회가 보여주고자 하는 또 하나의 교훈이자 희망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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