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지킴이로서의 역할은 각계의 다양한 모임들이 제각기 자신들의 몫을 다하고 있다지만, 특히 종교계의 몫이 크다고 본다. 이미 확보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기에 더없이 좋고, 이들이 추구하는바 또한 개발보다는 보전에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초록빛 환경보살이 되어 주세요’라는 구호로 환경보전의 큰 축을 일궈가는 불교환경연대를 찾아 지관 스님(부집행위원장)께 불교에서의 환경에 대해 들어보자. <편집자 주>

[#사진1]한마디로 ‘물아일여(物我一如)’

“불교와 환경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은 보편적 진리인 ‘연기법(緣起法)’은 자연과 인간과 사회를 관통하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지관 스님은 불교의 근본 교리인 연기법을 보더라도 환경과 불교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강조하면서 ‘물아일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리고 연기법에 따르면 자연과 인간은 전혀 다른 차원의 존재가 아니라 법을 매개로 한 연기적 관계에 있는 것이며, 손쉽게 ‘물과 얼음’을 예로 들어 현상적으론 다를 수 있으나 본질적으론 같은 것이라 전한다.

교리 속… 연기법&불살생

불교의 교리 속에서도 환경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부처님이 깨우친 진리이자 대표적 교리라 할 수 있는 ‘연기법’과 불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인 ‘불살생’에서 환경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관 스님은 모든 생명체는 함부로 살생하지 말 것이며, 환경(자연)과 사람은 인연으로 연결된 동일한 중요성을 가진 존재임을 설명하며 교리 속에 담긴 환경사랑을 밝힌다.

공감대 형성… 가장 절실

지관 스님은 환경보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가장 절실한 것이 ‘공감대 형성’이라고 강조한다. 전 국민들이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지만 진정한 환경보호에 앞장 설 수 있다는 것.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려면 우선 그들의 의식을 전환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보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홍보와 더불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며, 또한 정책이 이를 받쳐줘야 합니다.” 국민의 의식전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이 뒤따라야 함을 지관 스님은 다시금 피력한다.

[#사진2]환경이 주는 이익 있어야

개발과 환경보전은 입장 차이가 분명히 있다. 개발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에 당연히 이익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개발이 아닌 보전이 가져오는 이익이 분명히 있음을 개발론자들에게 심어줘야 하며 또한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게끔 해야 할 것입니다.” 개발과 보전이 상충했을 경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지관 스님은 개발예정지로 정해진 지역주민들에게 개발하지 않고 환경을 보전해도 이익이 창출됨을 알리고, 보전할 경우에는 이에 합당한 인센티브를 그 지역주민들에게 줘야 한다고 말한다.
덧붙여 환경보전으로 어떠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한다.

인식 교육·정책적 대안 제공 ‘박차’

“앞으로 환경보전을 위해 불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고, 환경정책 입안자들에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관 스님은 불교계가 환경을 위해 계속해서 많은 공헌을 할 것이라며 교육과 대안 제시에 힘쓸 것이라고 말한다.

‘논’ 사라져 안타까워

한편 지관 스님은 현재 ‘논(畓’)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논이 없어지면 새가 오지 않습니다.” 지관 스님은 홍수를 막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논’이 휴경지로 변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봐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며 심경을 전한다. 그리고 논에 대한 보전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며, 이 또한 보전으로 인한 피해에 걸맞은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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