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으로 못 고치는 병은 그 무엇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그와 비슷하게 최근에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아토피를 위해 안 해본 게 없는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는 먹을거리를 바꿈으로써 아토피가 나았다는 말을 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식품첨가물과 아토피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거부하는 결론인 것이다.
그 가운데 최근 한 방송 기획을 통해 위험한 식탁에 대한 내용이 방영되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불안한 먹을거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미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입맛을 되돌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경고가 이뤄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점차 변화되고 있는 것도 같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방송이) 예상했던 대로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가공식품이 식탁에 오르고 있고 학교 급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리고 군것질을 많이 하는 아이들 중 아토피가 있는 아이가 식생활을 완전 자연식으로 바꾼 후 아토피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이 화면을 통해 방송됐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다. 결론은 ‘자연식을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알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 그 차이는 맛도 좋고 신선하지만 ‘고비용’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물론 애용하는 사람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말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백화점에 명품처럼 진열된 친환경 식품은 여전히 고가식품이라는 부담으로 보일 뿐이다.
많은 식재료를 구입할 때 국산과 중국산을 따지게 된다. 그리고 그 역시 경제적 여유가 되면 서슴없이 값비싼 국산을 구입하고 반대로 ‘그냥 다 똑같은 생선인데…’하고 중국산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제는 국산으로 구입했다고 해도 거기서 또다시 구분지어진다는 점이다. 유기농인 것과 아닌 것. 농약을 친 것과 무농약인 것. 그리고 그 여부에 따라 또다시 비용이 달라진다.
결국 안전한 먹을거리도 ‘돈’에 달렸음을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문제는 돈만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 이상의 ‘시간’ 투자도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좌우한다. 집안 텃밭을 이용해 직접 채소를 재배해 먹는 가정도 있지만 그 역시 일정 시간이 요구되고, 새벽에 출근해 새벽에 퇴근하는 바쁜 일정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꿈’일 뿐이다.
또한 많은 주부들의 경우 그 누구보다도 내 아이에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주고 싶어 하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삼시세끼 손수 지은 밥을 차려주고 싶은 욕심 아닌 욕심이 있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너무나 빠르다. 오히려 남편보다 아내들이 더 바쁘다. 물론 일 하는 여성들도 늘어났기에 더더욱 이러한 문제는 ‘문제’로 남겨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든, 환경단체든 단순히 ‘가공식품을 먹지 말라’는 말로 무책임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현 상황에서 가공식품을 먹지 않는 게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 말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일례가 있다.
전직 식품첨가물 제조업자이자 현재는 식품첨가물의 위해성을 알리는 전도사가 된 일본의 한 전문가는 ‘누군가에게 가공식품을 먹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책임 회피가 아니라 강요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감한다.
그리고 과거 그가 직접 개발한 온갖 가루를 이용해 무언가를 만든다. “이 백색가루과 저 청색가루를 물에 부으면 여러분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됩니다. 맛있겠죠?”
이 전문가는 직접 맛을 보라고 권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내저으며 거부한다. 하지만 일부는 그 맛을 보고 실제 본인이 즐겨 마시는 음료와 맛이 똑같다는 사실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결론이 났다. 과연 이 맛을 본 사람이 앞으로 그 음료를 또다시 사서 마실 수 있을까. 결국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그리고 시간-비용-정성 그 하나만이라도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게 바로 안전한 먹을거리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