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난 2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지구온난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113개국의 내로라하는 과학자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작성된 보고서는 “최근 50년 동안 진행돼 온 지구온난화는 90% 이상(very likely) 인간이 사용한 화석연료 탓”이라고 규정했다.

[#사진2]IPCC는 200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는 66%가량 인간 때문”이라고 표현했었다.
이와 비교하면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초래했다는 것을 거의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보고서는 또 “지구온난화는 앞으로 수세기 동안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온실가스를 감축할 경우 지구온난화에 따른 폐해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지적했다.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기온은 2100년까지 섭씨 1.8~4.0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지구 기온은 빙하시대 때보다 5도가량 높다.

앞으로 진행될 기온 변화는 지난 수천 년 동안보다 더 클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은 2100년까지 17∼58cm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극지대의 빙하 해빙이 지속될 경우 해수면은 10∼20cm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남극과 그린란드의 해빙 속도를 감안하면 보고서의 전망은 너무 보수적이라며 해수면이 91∼152cm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초래할 각종 재앙이다. 또 “최근 강력해지고 있는 허리케인과 사이클론 등 폭풍이 온난화에서 기인했다”며 자연재해가 인간 때문이라고 처음으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네덜란드 등 저지대 일부가 침수돼 수천 만 명이 피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중국 상하이와 뉴욕의 맨해튼 일부도 물에 잠길 것으로 경고했었다.

아울러 폭염이 심해지고 아프리카와 남부아시아 지역의 사막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급속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현재 추세라면 2040∼2050년께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는 자연 수준의 2배인 550ppm에 달해 대재앙이 발생한다는 게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각국의 노력과 함께 우선 교토의정서의 준수가 필요하다.

35개 선진국들은 2008∼2012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2% 감축하자는 교토의정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이 인준을 거부하고 있다. 또 경제성장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속히 늘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의정서를 체결하지 않았다.

이제 각국은 지구를 어떻게 살릴 것이냐를 고민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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